사회
김정남 암살범 흐엉, 최강 독성 VX에도 어떻게 살아있나?
입력 2017-02-24 17:33 
흐엉/사진=연합뉴스
김정남 암살범 흐엉, 최강 독성 VX에도 어떻게 살아있나?

지난 13일 암살된 김정남의 부검결과 신경작용제 'VX'가 검출되면서 이번 사건의 진상도 점차 드러나고 있습니다.

검출된 신경작용제 VX는 화학무기로 분류되는 물질로서, 강한 독성을 갖고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사건에 관련됐다는 가능성도 한층 더 커졌습니다.

그러나 김정남 암살 과정에서 직접 약품을 맨손으로 사용한 두 여성이 여전히 큰 의문을 남깁니다.


맨손으로 독극물을 만졌다는 두 여성들이 독극물 증세를 현장에서 전혀 보이지 않은 이유가 뭔지에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다만 두 여성 중 한 여성은 치명적인 피해는 아니지만, VX 노출로 인해 구토 등의 경미한 증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김정남 암살에 사용된 VX 공격 방식에 대한 전문가들의 추정도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났습니다.

액체 상태 VX를 사용했거나, 섞이면 VX가 되는 액체 물질 두 가지를 각각 사용했을 가능성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VX가 맹독성 물질이지만 상처가 없는 피부에 잠시 묻는 데 그친다면 치명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유성호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피부는 독극물로부터 사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며 "액체 상태의 VX를 (단시간 소량) 손바닥에 묻혔다고 해서 죽지는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VX는 보통 피부보다는 점막이나 입안으로 들어갈 때 몸에 빠르게 흡수된다"며 김정남 사망의 원인이 VX라면 얼굴 내 점막으로 독극물이 흡수됐을 수 있다고 설명습니다.

암살을 실행한 여성들이 액체 VX를 직접 손에 묻힌 것이 아니라, 섞이면 VX 가스로 변하는 두 가지 액체를 각각 바른 뒤 김정남을 차례로 공격한 것이라는 추정도 나옵니다.

VX는 가열을 통해 기체로 변화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VX가 화학무기로 쓰일 경우 기체 상태로 살포된다고 알려졌습니다.

홍세용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교수 겸 농약중독연구소 소장은 "이론적으로나 관련 문헌 기록으로 미뤄볼 때 두 액체가 섞이면 VX 가스로 기화하는 전 단계 물질을 두 여성에게 각각 따로 발라주는 식으로 VX 가스를 전달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VX를 가스 형태로 직접 전달했다면 용의자들도 독성에 노출될 위험이 큰데 특별히 이상을 호소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피부 독성보다는 흡입 독성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습니다.

김정남에 가한 VX 공격 방식을 떠나 애초에 용의자들이 해독제를 사용했을 새로운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미국 플로리다대 법의학부 학과장인 독물학자 브루스 골드버거 박사는 "VX는 독성이 매우 강한 신경성 독가스이지만 주사로 놓는 해독제가 있다"며 "과거 이라크 전쟁 때는 미국 위생병과 군인들이 전장에 나갈 때 화학무기 노출에 대비해 해당 해독제를 소지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암살을 실행한 두 용의자가 VX에 노출되고도 아무런 증세가 없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로, 해독제를 투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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