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4차 산업혁명 시대, 완벽 포기해야 기회 얻어" 로봇공학자 조규진 교수 서울대 졸업식 축사
입력 2017-02-24 16:20 

"4차 산업혁명시대는 완벽하기를 포기하는 사람에게 성공의 기회가 주어지는 시대입니다"
24일 오후 서울대에서 열린 제71회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맡은 조규진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44)는 졸업생들에게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지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필요하다면 다양한 지식을 연결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는 크리에이터(creator)의 시대"라면서 발상의 전환을 제안했다. 완벽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시도도 못하고 포기할 때 불완전한 자신을 드러내고 연결하고 소통한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찾아온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소프트 로봇 분야에서 기존의 틀을 벗어나는 혁신적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조 교수는 "기술이 인간을 위해 진화하는 시대에는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지식과 기술이 활용 가능해져 이를 연결하고 융합하는 인간의 노력이 기술진보의 방향을 결정한다"며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만남과 연결을 통한 창조'를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품고 있는 청년은 알을 품은 어미와 같다"며 "그 작은 알을 치열하게 안고 있어야 마침내 알 속에 있는 것이 세상에 나오듯이 창의적인 삶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불안을 떨쳐버리고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는 안전망을 제공하지 않는 사회는 깨진 달걀들이 낭자한 처참한 사회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사회로 진출하는 학생들에게 "불완전한 인간이 승리하는 사회"라며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용기를 가질 것을 주문했다.
조 교수는 소프트 로봇계에서 주목하는 젊은 연구자로 소프트 로봇과 생체모사 로봇 설계 분야에서 성과를 인정받아 '국제로봇학회 젊은 연구자상(IEEE RAS Early Career)'을 받았다. 지난해 5월에는 조 교수 연구팀이 이탈리아 르보르노에서 개최된 '제 1회 로보소프트그랜드 챌린지'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서울대는 이날 학사 2422명, 석사 1804명, 박사 699명 등 총 4,925명에게 학위를 수여했다. 졸업생 대표로는 재학중 스마트폰 잠금화면 앱 '마이돌'을 개발한 청년 창업가 이진열 씨(종교학과·08학번)가 선정됐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학위수여식사에서 졸업생들에게 "내면을 세심하게 들여다보는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즐겁고 행복할 것 같은 일을 찾아야 한다"며 "삶의 깊이와 철학이 느껴지는 품격있는 서울대인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황순민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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