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산소 가려고" 차 훔친 절도범-잃어버린 소방관 '추격전'

"부모님 산소 가려고" 차 훔친 절도범-잃어버린 소방관 '추격전'



도난당한 자신의 차량이 도로 위를 달리는 모습을 본 소방관과 절도범 사이 황당한 추격전이 벌어졌습니다.

절도범 김모(45)씨는 지난 22일 문득 부모님 산소에 들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울증을 앓고 있던 그는 부모님 기일이 아닌데도 무작정 산소로 갈 채비를 했습니다.

하지만 타고 갈 차가 없었습니다. 그는 이날 오후 11시 30분께 전북 익산시 오산면의 한 도로에서 1t 트럭을 훔쳤습니다.

트럭 문이 열려 있었고 키 박스에 열쇠도 꽂혀 있어 손쉽게 시동을 걸었습니다.

부모님 산소가 있는 김제시 백구면 야산에 도착한 김씨는 부모님께 예를 갖춘 뒤 훔친 차를 타고 산에서 내려오려고 했습니다.

산속에서 차를 몰던 중 바퀴가 흙길에 빠져 오가지 못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김씨는 대범하게 차를 버리고 500ｍ가량을 걸어 한 소방서 앞에 도착했습니다.

그곳에서 소방관 최모(28)씨의 아반떼 차량을 발견했습니다.

문이 열린 상태로 차 안에 열쇠도 있어 또다시 차량을 훔쳤습니다.

김씨는 차를 타고 백구면 인근을 배회하며 25㎞가량 주행했습니다.

소방서를 나온 최씨는 자신의 차량이 사라진 사실을 알고 화들짝 놀랐습니다.

분명 전날 주차해 둔 차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입니다.

이때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최씨의 눈앞으로 자신의 차가 쏜살같이 지나갔습니다.

차량 번호를 재차 확인한 최씨는 자신의 차가 도로 위를 달리는 모습을 목격하고 어안이 벙벙해졌습니다.

황당한 최씨는 동료의 차를 몰고 자신의 차 뒤를 쫓았습니다.

범인을 잡아야겠다고 마음먹은 최씨는 섣불리 다가서지 않고 조용히 차량 뒤를 밟았습니다.

그는 김씨가 한 교회 앞 주차장에 차량을 대고 교회로 들어가는 모습을 포착했습니다.

최씨는 "누가 내 차를 타고 다닌다. 용의자가 이제 막 교회로 들어갔다"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출동한 경찰은 교회에 있던 김씨를 체포했습니다.

김씨는 "부모님 산소에 가려고 차를 훔쳤다. 차 열쇠도 있어 충동적으로 훔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제경찰서는 24일 절도 등 혐의로 김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여죄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