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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정의 직구리뷰] ‘로건’, 휴잭맨표 ‘울버린’과의 아름다운 이별
입력 2017-02-24 07:51  | 수정 2017-02-24 08:5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강렬한 액션과 더 강렬한 드라마의 만남이다. 역대 ‘울버린 시리즈 가운데 가장 사실적이고 거친 액션에 기대 이상의 뭉클함이 있는 드라마를 입혔다. 쉴 새 없이 펼쳐지는 피 튀기는 혈전에 눈을 뗄 수 없다가도 피가 보이지 않는 신에서는 금세 눈물이 고인다. 소녀와 야수의 만남, 절망과 희망, 죽음과 탄생 등의 아날로그 페이스와 폭발하는 액션의 합은 아름답다. 슈퍼히어로 장르의 새로운 발견이다.
히어로 물 최초로 제67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할리우드 대작 ‘로건이 지난 23일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로건은 ‘엑스맨 시리즈의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이자 휴잭맨이 연기하는 마지막 ‘울버린으로 일찌감치 국내‧외에서 뜨거운 기대를 모았다. 초능력을 잃어가던 ‘울버린이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을 찾아온 어린 소녀 ‘로라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내건, 마지막 대결을 담은 감성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의 제목인 ‘로건은 ‘울버린의 또 다른 이름이다. ‘울버린이 돌연변이의 이름이라면, ‘로건은 그의 인간 본래의 이름이다. 그래서일까. 영화는 강력한 ‘힐링 팩터의 능력을 잃고 상처입고 나약한, 오히려 폐인에 가까운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인간 로건의 모습에 집중한다.
섹시하고 남자다운 에너지 넘치는 기존과는 달리, 덥수룩한 수염과 깊게 패인 주름, 흉터 투성이의 몸으로 등장하는 ‘로건. 그는 쓸쓸하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한껏 내뿜으며 두려움과 약점 속에서 절망한다. 사건 해결을 통해 과거를 알아가는 기존 히어로 물과는 달리 어두운 과거를 후회하고 반성하는 고통 속에서 다시금 삶의 의미를 찾는 처절함을 보여준다.
이를 표현하고자 하는 휴잭맨의 연기는 뭉클함 그 자체다. 그가 연기하는 마지막 ‘울버린인 만큼 캐릭터에 대한 오랜 애정이 연기 곳곳에서 묻어난다.
‘로건의 아버지와도 같은 오랜 동지, 찰스를 연기한 패트릭 스튜어트의 연기는 이견 없이 최고다. ‘로건과 마찬가지로 능력을 잃어가는 프로페서X 역을 맡은 그는 병과 싸우며 로건의 보살핌을 받는 쇄약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혜롭고 따뜻한 내면을 완벽하게 표현해낸다. 자부심과 실망 분노 절망 등 다양하고 깊이 있는 감정 연기는 ‘로건과 부자지간처럼 보일 정도로 애틋한 유대관계를 보여준다.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도 눈여겨 볼만하다. 로건 일행을 추격하며 극에 긴장감을 부여하는 사이보그 용병집단의 리더 ‘도널드 피어스로 분한 보이드 홀브가, 로건과 프로페서X 앞에 나타난 돌연변이 소녀 로라는 신예 다프네 킨이 맡았다.
특히 ‘로라 역의 다프네 킨은 순수하면서도 신비한 마스크에 고난이도 거친 액션을 당차게 소화해낸다. 흡사 영화 ‘렛미인의 뱀파이어 소녀를 떠올리게 하는 중성적인 분위기에 ‘돌연변이의 야수성, 어린 나이에 어울리는 순수한 아우라를 고루 갖췄다. 극이 진행될수록 단연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감독은 진짜 ‘로건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따뜻한 피날레를 완성하기 위해 굉장히 많은 공을 들였다. 시종일관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운명, 가족을 하나로 묶어주는 복잡한 유대감,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상징적인 세대교체 등 강렬한 감정을 담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가공되지 않는 날 것의 드라마와 잘 다듬어진 수준급 액션이 폭발적인 시너지를 낸다.
휴잭맨은 ‘로건 촬영을 마치고 나는 ‘울버린 캐릭터를 정말 사랑한다. 그 동안 굉장한 기쁨을 선사해준 캐릭터였다. 마지막인 만큼 모든 걸 쏟아 부었다”고 했다. 그의 이 같은 열정과 진심이 영화 안에 오롯이 담겨있다. 그가 힘겹지만 아름답게 ‘울버린과 이별한 만큼, 관객 또한 오랫동안 그의 ‘울버린을 그리워하고 기억할 듯싶다.
2월 28일 전세계 최초 전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러닝타임 137분.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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