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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 플립` 이어 `강남스타일`...거인군단의 황재균 알아가기
입력 2017-02-23 07:32 
황재균이 스트레칭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美 스코츠데일)= 김재호 특파원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스코츠데일) 김재호 특파원] "에~~ 섹시 레이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스코츠데일 스타디움. 굳게 걸어잠긴 클럽하우스 문 안에서 박수 소리와 함께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어 하나둘씩 등장하는 선수들. 내야수 카일 블랭크스는 싸이의 노래 강남스타일 구절을 흥얼거리며 등장했고, 그 뒤로 황재균이 웃으면서 따라나갔다.
23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선수단은 또 한 번 미팅에서 황재균을 불러냈다. 황재균의 훈련 합류 첫날 한국프로야구 시절 배트 던지기 영상을 보여줬던 브루스 보치 감독, 이번에는 선수들에게 황재균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게 시켰다.
황재균은 "감독님이 나를 소개하며 이제 동료가 됐으니 말을 많이 걸어주라며 궁금한 것을 질문하게 했다"며 당시 미팅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갑자기 등장한 강남스타일 노래. 그러자 외야수 헌터 펜스가 황재균에게 춤을 추라고 시켰고, 황재균은 그자리에서 즉석 댄스 공연을 열었다. 클럽하우스에서 나온 박수와 웃음 소리의 정체였다.
싸이가 전세계적으로 흥행을 시킨 강남스타일은 한국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적응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류현진도 LA다저스에 첫 입단한 2013년 스프링캠프에서 진행된 신인 선수 장기자랑에서 이 노래를 불러 선수단 분위기를 띄웠다. 당시 그는 팀의 중심 선수였던 맷 켐프와 클레이튼 커쇼를 끌어내 같이 말춤을 췄고, 이는 단합된 팀 분위기의 상징이 됐다.
보조구장에서 동료들과 캐치볼을 하고 있는 황재균. 사진(美 스코츠데일)= 김재호 특파원
황재균은 아직 초청선수지만, 샌프란시스코 선수단의 일원이 되가는 모습이다. 그런 모습은 SNS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2014년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선수인 타일러 비드는 이날 구단 공식 SNS를 통해 팬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클럽하우스에서 가장 친한 선수로 황재균과 그의 통역 마크를 꼽았다.
황재균은 "나도 트위터에서 확인했다. 우리도 놀랐다"며 동료가 자신을 가장 친한 친구로 꼽은 것에 대해 말했다. "지나다니며 인사 잘하고 이것저것 말을 걸었을뿐"이라고 말을 이은 그는 "좋게 봐주면 누가 됐든 좋은 거다. 적어도 비호감은 아니지 않은가"라며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자이언츠 선수단은 이렇게 낯선 나라에서 온 동료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다. 황재균은 "다행히 다들 잘 챙겨주는 거 같다. 이제 어떻게 하느냐는 나에게 달렸다"며 실력으로 보여줄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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