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시아, 사우디 제치고 1년만에 산유량 1위 등극
입력 2017-02-21 16:46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이후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우디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감산 합의가 주요한 원인이었지만 러시아의 원유 생산 1위 '탈환'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4선 고지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의미다. 국내총생산(GDP)의 35% 이상을 차지하는 러시아 원유 수출은 경제성장이 뒷받침된 푸틴 체제의 안정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석유통계 기구 조인트오일데이터이니셔티브(JODI) 자료를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러시아는 하루 평균 1049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이에비해 사우디는 1046만배럴을 생산, 러시아에 최대 산유국 지위를 내줬다. 러시아가 사우디를 누르고 세계 최대 생산국 자리를 차지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원유 생산량 3위는 지난 12월 일평균 880만배럴을 생산한 미국이었다. 이어 이라크(450만배럴)와 중국(398만배럴) 등의 순이었다.
사우디를 비롯한 OPEC은 지난해 11월 일평균 120만배럴씩 산유량 감축에 합의했다. 감산 기간은 1월 1일을 기해 6개월간으로 결정했다. 한 달여 후 러시아와 같은 비 OPEC 산유국도 하루 평균 60만배럴씩 감산에 합의했다.

전세계적인 원유 감축의 최대 수혜자는 러시아가 됐다. 석유 생산량 감산 합의 이후 국제유가는 약 20% 올랐다.
러시아는 지난해 감산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이후 4000억루블(60억달러, 한화 7조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러시아는 여기에 더해 해외 유전에도 집중하고 있다. 러시아가 공격적으로 석유산업에 '올인'하는 것은 국가재정의 절대적인 부분이 에너지 수출에서 비롯한 경제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장기집권 중인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85%에 달한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밀월관계'로 서방의 경제제재가 해제되면 러시아는 경제성장의 장애물이 해제된다. 푸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경제 부문의 어려움이 국제유가 상승으로 상쇄됐기 때문인지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18일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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