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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tv]엄기준·김재욱, 현실에서 만나고 싶지 않은 사이코
입력 2017-02-21 16:45  | 수정 2017-02-21 18:5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사이코 같은 악역은 대중을 소름 돋게 한다. 대중의 칭찬을 받는 연기자의 아이러니다. 길에서 마주치고 싶지 않은 것도 연기 잘하는 탓 생기는 부작용(?)이다. 하지만 그 덕분에 작품을 보는 맛이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피고인'의 엄기준과 '보이스'의 김재욱이 대중의 칭찬과 미움을 동시에 받고 있다. 월화극 1위인 SBS '피고인'의 엄기준은 검사 박정우(지성)의 아내를 살해한 범인이지만 박정우에게 죄를 덮어씌우고 현장을 빠져나간 악질을 연기 중이다.
그릇된 욕망에 쌍둥이 형까지 죽이고 그룹의 대표 노릇을 하는 차민호(엄기준). 이기심과 허영심 등 안 좋은 인간의 본성 모두를 갖은 그는 정우를 죽이기 위해 같은 교도소까지 들어왔다. 20일 방송에서 차민호는 탈옥을 위해 기억을 되찾았단 사실을 숨기는 박정우를 의심하고 도발했다.
일촉즉발의 심리전이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동시에 긴장감을 전하고 있다. 탈옥 할 수 있는 교도소가 아닌 다른 곳으로 이감이 결정된 정우는 극단의 방법을 선택, 징벌방 벽면에 차민호의 이름을 핏빛으로 새겨 넣으며 충격의 엔딩을 장식했다. 향후 차민호가 얼마나 더 박정우를, 아니 시청자를 짜증 나게 할지와 박정우가 어떻게 이 사건을 해결해 나갈지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이미 드라마 '유령' 등에서 엄기준의 날이 선 악한 연기를 봤다는 건 단점이지만 그럼에도 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시청자들이 많다.
엄기준이 월화극 지상파라는 장점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면, 케이블채널 OCN 토일 드라마 '보이스'에서 김재욱은 수위 높은 악한을 연기하고 있다. 사실 김재욱은 아직까지 얼굴을 전면에 드러내고 악행을 보여준 게 없는데 섬뜩하고 소름 돋는다. 묵직한 쇠공을 들고 사람들의 머리를 잔인하게 가격해 살해하고, 옷장에 시신을 걸어두고 또 다른 범행을 예고하는 피를 새기는 등 입에 담기도 힘든 악행을 한 이가 모태구(김재욱)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피고인'은 민호가 살인을 했으나 어떻게 박정우를 용의자로 몰게 한 건지 궁금해한 것과 달리 '보이스'는 극 초반 진혁(장혁)의 아내(오연아)와 권주(이하나)의 아버지(손종학)을 누가 죽였는지가 궁금했다. 턱과 이 부분, 실루엣 등이 드러나긴 했으나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없었다. 최근 방송에서 그 실체가 김재욱인 것으로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보이스'가 케이블채널 드라마라 시청률은 낮아 보이지만 체감 온도는 '보이스'와 비교해서 떨어지지 않는다. 엄기준보다 더한 악한 모습의 김재욱이 다음 회에서 더 잔인한 모습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방송 3사 드라마 가운데 꼴찌이긴 하지만 마니아층의 관심을 받는 MBC 수목극 '미씽나인'의 최태준도 악역에 도전하고 있다. 엄기준이나 김재욱보다 중량감은 떨어지지만 무인도에 조난된 태호(최태준)가 살기 위해 어떻게 사람을 죽일 수 있는지가 그려지고 있다. 한 번의 실수가 어떻게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지, 악이 얼마나 평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달콤한 가상 부부의 모습에서 전혀 다른 색깔의 모습이 배우 최태준의 팬들에게는 호감을 사고 있다.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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