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포켓몬고 성지 `부산 유엔기념공원`의 하소연
입력 2017-02-21 16:24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로 인해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증강현실(AR) 기반 게임 '포켓몬고' 서비스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유엔기념공원 측은 최근 동아시아 지역의 포켓몬고 서비스를 관할하는 나이앤틱 재팬에 공문을 보내 공원 구역 내 게임 서비스 차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유엔기념공원 관계자는 "공원이 포켓몬고의 성지로 알려지면서 게임을 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묘역을 밟고 야간에 담을 넘는 사례까지 발생해 서비스 중단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유엔기념공원은 유엔군 전몰장병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는 추모 공간이다. 6·25 전쟁에 참전했다가 목숨을 잃은 11개국 2300명이 잠든 곳이다. 이름은 공원이지만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다.

나이앤틱은 유엔기념공원을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과 비슷한 곳으로 판단해 더 많은 사람이 찾아오게 하려고 포켓스톱을 집중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기념공원이 부산의 포켓몬고 성지로 떠오른 것은 각종 아이템을 받는 포켓스톱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면적이 13만5천㎡인 유엔기념공원 구역 내 포켓스톱은 모두 42개다. 다양한 포켓몬도 수시로 나타난다.
부산시민공원의 포켓스톱이 48개로 유엔기념공원보다 많지만, 그 면적이 유엔기념공원의 3배 이상인 47만3279㎡인 것을 고려하면 유엔기념공원이 독보적이다.
유엔기념공원 관계자는 "서비스 차단 여부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며 "게임을 즐기는 분들에게는 안 좋은 소식이겠지만 유엔기념공원의 본래 취지를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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