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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신제약, 확 낮춘 공모가…의약株 부진은 부담
입력 2017-02-20 17:23  | 수정 2017-02-20 19:12
◆ 공모주 투자노트 / 신신제약 ◆
1959년 설립된 신신제약은 파스로 잘 알려진 기업이다. 이 회사는 60년 가까이 파스사업 한 분야에 집중해 국내 파스시장 성장을 이끌었고, 현재 한독약품과 함께 국내 시장점유율 40% 가까이를 양분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신제약은 오는 28일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두고 최근 공모가를 4500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신신제약은 TDDS(피부 침투 약물전달기술)를 기반으로 한 원천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신신제약의 TDDS 기술은 친환경적이고 효과가 빠른 일회용 반창고 제조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강력한 소매약국 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신신제약 관계자는 "전국의 소매약국은 2만여 곳 있는데 이 중 의약품 도매상과 직접 거래하는 약국 1만여 곳을 제외한 나머지 약국의 80%를 거래처로 보유하고 있다"며 "소매약국 유통망을 기반으로 타 제약사와 마케팅 제휴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신제약의 대표 브랜드인 '신신파스 아렉스'의 경우 약국뿐만 아니라 편의점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실적은 최근 상승 추세다. 2015년 매출액 516억원, 영업이익 54억원을 기록한 신신제약은 지난해엔 매출액 590억원과 영업이익 60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443억원이고, 이 중 첩부제(파스)가 47%, 외용액제가 19%, 에어로졸이 8%였다. 신신제약 측이 내다보고 있는 올해 매출액은 702억원, 영업이익은 76억원 수준이다.
신신제약이 최근 공모에 나선 이유는 세종시에 세울 신공장 때문이다. 이 공장 건설에 소요될 비용은 약 300억원 규모인데, 공모를 통해 146억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신제약은 당초 5900~6700원으로 희망공모가를 제시했으나 지난 14일 수요예측을 통해 4500원으로 확정했다.
희망공모가는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때보다 낮아졌다. 2016년 잠정 순이익 45억원 기준 희망공모가 PBR(주가순자산비율)는 2.1~2.4배다. 제약업종 평균 PBR가 3.2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실제 수요예측에선 희망공모가보다도 낮은 가격에 공모가가 확정됐다.
이번 공모주 수요예측에는 총 442곳의 기관이 참여해 단순 경쟁률은 40.88대1을 기록했다. IPO 시장 침체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신신제약은 전문의약품을 생산하지 않고 일반의약품만 생산한다. 즉 향후 소비자 트렌트 변화 등 시장 환경이 급변할 수 있다는 점은 이 회사로선 부담이다.
특히 2015년 기준 국내 의약품 시장 규모는 19조2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7% 감소한 상태다. 향후 제약 시장이 위축될 경우 전문 의약품을 다루지 않는 신신제약은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신신제약 관계자는 "다행스러운 점은 2015년에 일반의약품 시장이 2조4300억원으로 전년 대비 0.88% 성장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전체 시장에 비해 경쟁 기업 수가 급속히 늘고 있다는 점도 위험 요소다. 완제 의약품 제조기업은 2015년 356개로 전년에 비해 57개나 증가했다. 정체 상태인 제약시장에 비해 경쟁 강도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부채비율도 다소 높은 편이다. 2016년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115.28%로 업종 평균을 넘었다.
의약품을 다루다 보니 정부 규제를 비롯한 해외 관계당국의 움직임도 염두에 둬야 한다. 신신제약 관계자는 "제약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허가·생산·유통·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엄격하게 제도적으로 규제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한미 FTA도 복병이다. 한미 FTA에 따라 도입된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로 인해 신약 특허권이 강화된 상태다. 이는 단기적으로 국내 제약산업 매출액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신신제약의 매출과 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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