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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10kg 증감·부성애 선보인 고수 "제 연기 어땠나요?"
입력 2017-02-19 13:43 
영화 '루시드 드림' 아이 잃어버린 기자 대호 役
"체중 증감 배우로서 인물 표현하는 데 당연한 일"
"어떤 아빠냐고요? 일할 땐 연기자로 분리해서 봐주세요"
"악역에도 관심 생겼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배우 고수(39)가 외적으로 완전히 달라졌다. 10kg 이상을 증감하며 영화 '루시드 드림'에서 열연했다.
팬들에게는 툭 튀어나온 배가 충격적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고수는 "배우로서 인물을 표현하는 데 당연한 일"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또 추락신을 찍을 때 머리가 부딪혀 아찔한 순간을 경험하는 등 액션신이 힘들었던 것 같은데 그것도 별것 아니라는 듯 호탕하게 웃었다. 그는 "육체적으로 힘든 것보다 대호의 절절한 마음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다. 그 큰 감정을 유지하는 게 목표였다"고 강조했다.
'루시드 드림'은 대기업 비리 고발 전문 기자 대호(고수)가 3년 전 계획적으로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루시드 드림'을 이용, 감춰진 기억 속에서 단서를 찾아 범인을 쫓는 기억추적 SF 스릴러. 신인 김준성 감독이 꿈을 꾸면서 스스로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는 걸 아는 '자각몽'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범인을 찾는 이야기에 부성애를 삽입했다.
고수는 신선한 소재부터 끌렸다. 그는 "너무나 재미있게 읽어내려갔고, 꿈속 장면이 어떻게 표현될까 무척 궁금했다"며 "신인감독인데 꽤 많이 준비했다고 생각했기에 불안함은 없었다. 불안한 모습 없이 오히려 더 대담하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SF, 판타지물의 장치를 좋아한다는 그의 관심도 반영된 선택이다. 그는 "판타지 장치가 희망을 표현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걸 좋아한다. 특히 어느 정도 현실에 붙어 있는 판타지를 좋아하는데 우리 영화의 꿈이라는 소재도 희망 같은 것"이라고 짚었다.
두 아이의 아빠인 그이기에 아이가 납치된다는 설정은 상상도 하기 싫은 일이지만 그는 "희망적 지점을 가는 게 좋았다. 관객도 그런 기분을 느꼈으면 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영화를 통해 현실 속 고수가 아이를 바라보는 모습도 어림짐작할 수 있다. 아들로 나오는 아이와의 '케미'가 좋기 때문이다.
고수는 "아들로 나오는 아이가 붙임성이 좋았다"며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내 뽀뽀도 잘 받아주더라. 귀엽기도 해서 재미있게 촬영한 기억이 있다"고 좋아했다. 현실의 아이들은 언급되길 바라지 않는 그는 "일할 때 일하고, 집에서는 아빠이고 싶다"며 "가족과 일을 분리하고 싶은 마음이 크고, 아이들은 그냥 잘살기 바랄 뿐"이라고 미소 지었다. "부성애가 표현 잘 됐다고 느낀다면 다행"이라는 말도 더했다.
같이 호흡을 맞춘 설경구와 박유천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설경구에 대해서는 장난스럽게 애증(?)의 말을, 박유천에 대해서는 칭찬의 말을 건넸다.
고수는 "설경구 선배님이 절 많이 도와줄 거라고 믿었는데 깜빡 속았다"며 약올랐던 현장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많이 챙겨주시긴 했는데 밥 먹을 때 '뭐 어때. 야, 먹어. 괜찮아'라고 했고, 국이 나오면 밥과 반찬을 다 말아서 제 앞에서 소리 내서 맛있게 드시더라고요. 그러면서 '또 괜찮아. 먹어. 먹어'라고 했죠.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웃음). 박유천이 맡은 캐릭터는 시나리오를 보고 정말 매력적인데 누가 할까 궁금했어요. '해무'에서 연기하는 걸 봤는데 이번에 어떻게 표현할까 궁금했는데 연기 잘한 것 같지 않나요?"
오랜 시간 연기를 해온 고수에게 '고비드'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연기보다 외모가 항상 더 부각됐다. 그는 "가끔 잘 나온 사진이 있으면 '잘 나왔네'라고 생각할 정도"라며 "외모 칭찬을 고맙게 생각하지만 나는 배우다. '작품 캐릭터를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이니 그런 부분이 잘 전달되길 바랄 뿐"이라고 원했다.
"외모를 이용해서 작품 선택해도 되지 않으냐고 하시는데 전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작품을 한 건 아니지만, 하던 대로 계속 많은 작품과 캐릭터에 도전하고 경험했으면 좋겠어요."
그는 "나와 함께 시간을 공유했던 사람들과 과거를 추억하고 삶을 이야기하는 배우이자 사람이 되는 게 내 목표"라며 "내 이름이 독특하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이 편하게 '수야~'라고 불러줄 수 있는 연기자였으면 좋겠다. 이번 영화를 통해 선의 반대편에 있는 캐릭터에도 흥미가 생겼는데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할지 지켜봐 달라"고 바랐다.
jeigu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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