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미국 전장업체 하만(Harman) 인수가 9부 능선을 넘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하만은 17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코네티컷주 프린스턴시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삼성과의 합병안을 의결했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 소식이 알려진 뒤 일부 하만 주주들이 "주식 매각 가격이 지나치게 저평가 됐다"며 합병 반대 의사를 밝혔으나 주주총회 의결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삼성전자는 주요국 정부기관의 승인을 거쳐 늦어도 3분기까지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장 큰 걸림돌을 넘은 만큼 앞으로의 인수작업은 큰 어려움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14일 이사회를 열어 자동차 전장 및 오디오 전문기업 하만의 인수를 의결했다. 인수 가격은 주당 112달러로, 인수 총액은 80억달러(약 9조3760억원)에 이른다. 이는 국내 기업의 해외기업 M&A(인수합병) 사상 최대 규모다.
전장사업 시장은 2015년 450억달러에서 2025년 10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하만은 커넥티드카용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보안, OTA(무선통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솔루션 등 전장사업 분야 선두기업으로 매출 70억달러, 영업이익 7억달러(직전 12개월 기준)에 달한다. 특히 커넥티드카와 카오디오 사업은 연 매출의 약 6배에 달하는 240억달러 규모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당시 삼성전자는 "연평균 9%의 고속성장을 하는 커넥티드카용 전장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하만 인수의 의미를 설명했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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