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남][단독] 6·25전쟁 '낙동강 전선' 승리 이끈 숨은 영웅
입력 2017-02-16 10:30  | 수정 2017-02-16 13:43
【 앵커멘트 】
한국전쟁 당시 우리 군은 불과 두 달 만에 낙동강 인근까지 밀려났었죠.
수세에 몰렸던 당시 상황에서 북한군 병사가 귀순해 전세를 뒤엎는데 공을 세웠습니다.
70년 세월이 흐른 지금 이 노병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정치훈 기자가 단독 인터뷰했습니다.


【 기자 】
한국전쟁 발발 직후 수세에 몰렸던 우리 군에게 낙동강 방어선은 최후의 보루였습니다.

그러던 중 1950년 8월 21일, 북한군 정봉욱 중좌와 수행병인 김유각 상병은 작전지도를 들고 목숨을 건 귀순을 합니다.

이들의 첩보로 연합군은 전세를 뒤엎는 데 성공했고,

70년이 다 돼 가지만 아직 김 씨는 그날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 인터뷰 : 김유각 / 한국전쟁 당시 귀순병사
- "쌍방이 대치하고 있는 거리가 한 10리 됩니다. 포복을 해서 밤새도록 기어 와서. 융단 폭격해서 그 다음 날부터 '정의의 진격'이라고 해서 북진했어요."

하지만, 이후 김 씨의 인생은 험난했습니다.


한국군에 재입대해 상사까지 지냈지만, 북한의 보복이 두려워 늘 숨어지내야 했습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20여 년 전 이곳 장성 산골마을에 터를 잡았지만, 은둔 생활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컨테이너 집과 변변찮은 살림이 김 씨의 전부입니다.

뒤늦게 주변의 도움으로 공적확인서 등 서류를 국방부에 제출했고, 5월 심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88살 노병의 소원은 명예 회복보다 하루빨리 통일이 돼 가족의 유해라도 찾는 것.

▶ 인터뷰 : 김유각 / 한국전쟁 당시 귀순병사
- "가슴이 미어지죠. 나 때문에 전부 총살도 아니고 묶어서 기름 붓고 태워 죽였는데 얼마나 고통받으며 돌아가셨겠어요? 죽어서라도 사죄해야 하겠다."

MBN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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