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김정남 피살은 탄핵여론 반전용" 온라인 유언비어 확산
입력 2017-02-15 16:32  | 수정 2017-02-16 16:38

"김정남 피살로 북한 내부에 쿠데타가 일어났다." "김정남 피살 뒤엔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피살된 소식이 국내에 전해진 이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도가 지나친 음모론이나 "북한 정권의 전복이 시작됐다"는 가짜뉴스(Fake News)까지 사실인양 유통되고 있다.
15일 매일경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 온라인을 확인한 결과, 한 대형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지난 14일 오후 8시께 북한 정권 붕괴를 암시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중국 속보. 피살된 김정남 세력이 북한에서 쿠테타를 일으킬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라는 제목의 게시글은 몇 시간 사이 4000건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14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게시물에는 북한군 2명이 김정은의 양팔을 붙잡고 어디론가 끌고가는 듯한 사진과 함께 중국어로 작성된 기사로 보이는 글이 써 있다. 사진과 함께 작성된 글의 제목은 "김정은은 지금 감금 상태"라는 뜻이었다. 본문에는 "김정은의 부하가 군사정변을 일으켜 김정은 자택을 습격해 그를 체포했다"며 "북한 김씨 봉건 통치를 끝내기 위한 것"이라고 써 있었다. 그러나 정보·외교당국은 이런 뉴스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잘라 말했다.
중국의 대중매체 보도인 것처럼 보이지만 어디에도 출처를 찾을 수 없었다.

SNS 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일을 잇는 비선이 김정남이었다'는 취지의 한 언론 보도를 근거로 이번 김정남 피살 사건의 배후에 박근혜 대통령이 있다는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정남의 피살은 국내에서 탄핵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한 세력이 북한과 합작품"이라거나 "이번 사건은 한반도 위기론을 고조시키기 위한 '북풍몰이'"로 보는 취지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그러나 이런 정황은 외교·정보 당국 어디에서도 확인된 바 없다.
한 수사기관 관계자는 "아직 부검 등 말레이시아 정부의 공식적인 발표가 나지 않고 있는 데다 우리 정부도 진상 파악이 늦어지면서 추측성 정보가 난무하고 있다"며 "아직은 모니터링 중이지만 사회혼란이나 불안을 야기하는 유언비어와 가짜뉴스는 법 위반 소지가 발견될 경우 엄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태욱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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