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교조 맞짱 뜨자" 서울디지텍고 원정집회간 보수단체
입력 2017-02-14 16:40  | 수정 2017-02-15 17:08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서울디지텍고가 지난 7일 학교장의 '탄핵 훈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14일 보수단체들이 학교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이 속한 서울교육단체협의회가 학교장인 곽일천씨의 '탄핵 훈화' '국정교과서 채택' 주장 등에 반발하며 이날 항의방문 뜻을 밝히자 맞불집회에 나선 것이다.
지난 13일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카페 게시판에는 "전교조가 내일(14일) 서울 디지텍고로 쳐들어 온답니다. 맞짱 뜹시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곽 교장은 지난 7일 종업식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대통령 탄핵은 객관적 근거나 법적 절차를 안 지키고 정치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등 1시간 여 동안 '탄핵 반대'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전교조 등이 디지텍고 항의 방문 뜻을 밝히자 박사모를 비롯한 보수단체들이 집단적으로 맞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곽 교장의 발언을 지지하는 동시에 조희연 서울 교육감과 전교조를 규탄했다. "조희연과 좌파교육감들! 역사교육 바로하라!", "올바른 역사교과서는 국민의 요구" 등이 적힌 피켓 등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집회 취지를 묻는 취재진 물음에는 일절 응하지 않았다. 이날 학교에는 종업식 이후라 자율 학습 등을 위해 일부 학생들이 남아 있었고 한 학생은 사회관계망(SNS) 등에 집회 모습을 공개하며 "학교 가기 무서워졌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항의방문을 예정했던 서울교육단체협의회와 전교조는 학교에 나타나지 않았다. 전교조 서울지부 관계자는 "디지텍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계획했지만 경찰 측에서 충돌이 우려된다며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해서 장소를 서울시교육청 앞으로 급히 옮기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곽 교장의 발언이 정치편향적이고 부적절하다는 내용의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 계획이었다. 보수단체 회원들은 오후 1시부터 약 1시간 가량 집회를 벌이다 자진 해산했다.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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