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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경쟁? 여기는 대표팀, 우리는 하나다
입력 2017-02-13 17:20 
즐거운 분위기의 WBC 대표팀. 몇몇 포지션은 개인 경쟁이 예고돼 있지만, ‘우리는 하나다’라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은 28명 모두 같다. 사진(日 오키나와)=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키나와) 이상철 기자] ‘THE ONE! TEAM 코리아, 2017 WBC 대표팀 우승을 위해 하나가 되자. 13일 오전 WBC 대표팀이 훈련하는 일본 오키나와현 구시카와구장의 외야 펜스에 걸린 현수막이다.
그리고 훈련 전 미팅에서 김인식 감독이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강조한 한 마디다. 이제 시작하니 유종의 미도 거두자. 때론 부딪히기도 하겠지만 서로 양보해나가야 팀워크가 쌓인다.”
분위기 좋은 대표팀의 훈련 첫 날을 짧게 정리하면 ‘함께 하자다. 최고의 선수들이 오는 대표팀이고, 아무나 달 수 없는 태극마크다. 28명만이 KOREA가 새겨진 파란색 유니폼을 입는다.
그라운드에 설 수 있는 선수는 한정돼 있다. 야수 10명과 투수 1명이 동시에 뛸 수 있다. 국가대표 주전을 향한 선의의 경쟁은 있기 마련이다.
더욱이 이번 WBC에는 추신수(텍사스), 김현수(볼티모어), 강정호(피츠버그), 정근우(한화), 강민호(롯데), 김광현(SK) 등 주요 선수들이 제외됐다. 터줏대감이 빠진 자리는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경쟁자를 이긴다는 목표의식을 갖는 건 아니다. 그 11명의 힘으로 승리할 수 없다. 28명의 힘이 필요하다는 걸 인식하고 있다. 게다가 소속팀이 아닌 대표팀이다. 나라를 대표한다. 자부심과 자긍심 속 ‘우리는 하나라는 공동체의식이 강하다.

양현종(KIA)은 대표팀 유니폼은 입어본 사람만 안다”라고 강조했다. 최형우(KIA) 역시 지금도 내가 중심타자라고 여기지 않는다. 타순이나 주전 여부도 생각한 적 없다. 그저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따름이다”라고 했다.
2루수는 격전지 중 하나다. 포스트 정근우를 두고 서건창(넥센)과 오재원(두산)이 경쟁한다. 그러나 둘의 마음은 주전 경쟁보다 대표팀의 승리에 초점이 맞춰진다.
서건창은 동기부여가 되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특별히 경쟁의식을 갖지는 않는다. ‘하나의 팀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리고 팀 승리가 우선이다. 서로 준비를 잘 하다가 컨디션이 좀 더 좋은 선수가 ‘먼저 나갈 따름이다”라고 밝혔다.
즐거운 분위기의 WBC 대표팀. 몇몇 포지션은 개인 경쟁이 예고돼 있지만, ‘우리는 하나다라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은 28명 모두 같다. 사진(日 오키나와)=옥영화 기자
튀고 싶다는 생각도 없다. 서건창은 (오키나와에서 가질)세 차례 연습경기 중 내게도 기회가 올 것이다. 물론 나도 잘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러나 ‘내가 주전을 꿰차자는 생각은 안 든다. 대표팀에 있으니 소속팀에서 느끼는 것과 다르다”라고 했다.
손아섭(롯데)은 대체 선수로 뽑혔다. 그는 2년 전 프리미어12에도 뛰었지만, 준결승 일본전 및 결승 미국전의 우익수 선발 출전 선수는 민병헌(두산)이었다. 손아섭은 이번에도 민병헌과 경쟁해야 한다. 그러나 그 역시 ‘앞서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는다.
손아섭은 프리미어12와 비교해 큰 차이는 없다. 주어진 상황에서 내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는 게 목표다. 누가 선발로 뛰는가는 중요하지 않다”라며 유니폼이 다르다. 이곳은 대표팀이다. 마음가짐부터 다르다. 선발이든 교체든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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