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0여년 만에 재추진된 영호남 항공 노선 부활 `무산`
입력 2017-02-13 11:37 

영호남 화합·소통을 위해 10여 년 만에 재추진된 부산~광주 항공노선 부활이 무산됐다.
2013년부터 부산-광주 노선 개설을 타진해 왔던 한국공항공사와 부산시, 광주시, 에어부산 모두 '수요 부족'에 공감하며 더 이상 공론화 하지 않는 눈치다.
부산~광주 노선 운항을 검토했던 에어부산은 13일 "내륙 항공 노선 가운데 흑자노선이 없는 상황에서 부산~광주 노선도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이 우리 항공사의 판단"이라면서 불참 뜻을 내비쳤다.
항공업계에서는 유가 등의 변수가 있지만 통상 신규 노선에 투입할 항공기 도입과 지점 개설 비용 등을 고려해 탑승률 80% 정도를 손익분기점(BEP)으로 본다.

현재 내륙노선 탑승률은 이에 못미쳐 매년 비용이 수익을 초과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내륙노선 탑승률은 2014년 62.4%(401만명)에서 2015년 66.7%(410만명), 지난해 71.4%(436만명)으로 향상됐으나 여전히 국내선 평균 탑승률(2016년 86%) 대비 14.6%p 낮다. 탑승률 90%에 육박한 내륙~제주 노선이 그나마 내륙노선의 손해를 메워주고 있고 있다.
부산에 거점을 두고 있는 에어부산(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은 지난해 국제선 탑승률 84.5%, 국내선 탑승률 87.4%를 기록해, 전년대비 국제선은 5%p, 국내선은 3%p 증가했지만 내륙노선인 김포~김해 노선 탑승률은 1월 기준 79.8%로 국제선, 제주노선에 밀린 상태다. 국내 최대 경제 블록인 서울~부산 하늘길에서도 BEP를 못 맞추는 상황에서 부산~광주 노선 부활은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에서는 정설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부산~광주 노선의 경우 비즈니스 수요가 적어 탑승률이 50%에도 못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부산~광주 노선 부활에 관심을 보인 부산시나 광주시가 적자를 지원하는 방법이 있지만 양측 모두 관심 밖에 있다.
2013년 직할시 승격 50주년 기념사업으로 동서 교류·화합을 위해 부산~광주노선 부활을 검토했던 부산시는 사실상 뜻을 접은 것으로 판단된다.
2014년부터 국제선 중심으로 전환한 김해공항의 국제여객을 더 늘리고, 무엇보다 최근 현안으로 부상한 김해신공항 건설에 행정력을 총동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슬롯(시간당 비행기 이착륙이 가능한 횟수)도 부족해 국내선에 배정할 여유가 많지 않다. 현재 김해공항은 주(週) 2108편(국제선 1120편·국내선 988편)에 총 사용 가능한 슬롯의 89%를 배정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국제선에 대한 재정지원은 근거 조례가 있어 가능하지만 국내선에 대한 재정 지원 근거는 아직 없다"면서 "국내선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마련했을 때 다른 국내 노선과의 형평성도 있어 (부산~광주 노선)지원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광주시 지역공항 활성화를 위한 재정지원조례'를 운영하고 있는 광주시도 "항공사에서 적자 보전금 명목으로 연간 20억 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재정여건이 안좋아 지원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국내노선은 항공사에서 수요를 판단해 신청하면 허가가 나가는데 내륙노선의 경우 현재까지 신청 항공사가 없다"면서 "수요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광주노선은 1969년부터 1974년까지 대한항공이, 1989년부터 2001년까지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했다. 아시아나는 50%에 못미치는 탑승률로 적자를 거듭하다 12년 만에 취항을 포기했다. 2000년 46.8%였던 김해~광주 노선 탑승률은 2001년 48.3%로 소폭 상승했지만, 42.8% 였던 김해~목포 탑승률은 38.6%로 떨어졌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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