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떨어질 때 사자" SK하이닉스에 배팅하는 개미 투자자
입력 2017-02-13 10:17  | 수정 2017-02-13 10:20


고공행진을 펼치던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최근 크게 밀렸지만 개미 투자자들은 추가 랠리에 배팅하고 있다. 지수가 박스권에 갇혀 이렇다할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장주의 반등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SK하이닉스는 글로벌 투자은행(IB) UBS의 부정적 전망이 나오면서 이틀 만에 9% 가까이 급락해 주가는 5만원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이날 역시 장 초반 5만원 밑으로 밀려나기도 했지만 이내 반등에 성공해 오전 11시 현재 1% 안팎의 강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주 SK하이닉스에 대한 부정적 전망과 함께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각종 의구심이 제기되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거 매도공세를 퍼부었다. 주가가 크게 꺾인 지난 9~10일 이틀간 외국인 투자자는 무려 4000억원에 달하는 매도물량을 쏟아내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지난주 개인 순매수 1위 종목은 SK하이닉스가 차지했다. 주가가 크게 꺾이는 동안에도 개인 투자자들의 러브콜은 오히려 크게 높아졌다는 뜻이다.
이는 최근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었던 반도체 업황 호조가 조기에 종료될 수 있다는 우려감과 '떨어질 때 사자'는 저가매수 심리가 맞부딪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반도체 호황이 조기 종료될 것이라는 우려는 많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신호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향후 업황이 어떻든 수급 효과에 따른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판단이 개인 투자자들의 저가매수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증시 전문가들 역시 아직까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여전해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조만간 공급과잉 현상이 일어나며 상황이 반전될 것이라는 부정적 견해도 나오고 있다.
먼저 NH투자증권은 최근 반도체 가격 급상승에 따른 추가 가격 상승 모멘텀은 낮아질 수 있으나 이러한 우려는 오히려 하반기 반도체 업황 호조를 더욱 견고히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증권사의 이세철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사이클 고점 우려로 주가가 하락세를 타고 있다"면서 "업황 고점 우려는 있으나 반도체 업황 호조는 시장 예상보다 길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스마트폰 부품원가(BOM)내 D램 비중 상승에 따른 D램 수요 약세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지난 4분기 출시한 주요 스마트폰 내 모바일 D램 BOM 비중은 5~7% 수준이었으며 지난 2015년에는 14%까지 상승한적도 있어 현재 비중부담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 등에 따라 서버 D램 수요도 확대되고 있어 모바일 수요 약세가 발생하더라도 서버 등 타 응용처가 이를 흡수할 것이라고 NH투자증권은 내다봤다.
반면 김장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소한 차트로 보더라도 지난해 5월 저점 대비 2배 오른 주가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면서 "제품 가격이 많이 오르다보니 반도체 업체 모두 미세공정 전환을 더 서두르는 모습인데, 문제는 이 모든 것들이 물리적 시간(6~12개월)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올해 1·2분기 고공 이익에 도취돼서는 안되며 조만간 업황이 '적색등'으로 바뀔지 모른다는 경계심을 갖고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UBS는 지난 8일 보고서에서 "올해 실적 전망에 힘입어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크게 급등했지만 내년에는 영업이익이 36% 급감할 것"이라면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역시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지분 인수는 오히려 신용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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