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영국 교사들 보디캠 시범 착용…안전이냐 감시냐 논란
입력 2017-02-09 18:16  | 수정 2017-02-10 18:38

영국 일부 중고교에서 교사들이 수업 중 보디캠을 착용한 게 논란이 되고 있다. 수업 중 발생나는 폭력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라지만 안전이냐 감시냐라는 이견이 엇갈리고 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8일(현지시간) 두 곳의 중고등학교에서 수업 시간에 모든 교사가 보디캠을 착용하는 시험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보디캠은 옷이나 신체 일부에 카메라를 달아 현장을 촬영하는 영상기록 장비다.
시험을 진행하는 포츠머스대의 톰 엘리스 형사정의연구소 수석강사는 "대부분의 학교가 수업 시간에 낮은 수준의 폭력이 일어나는 문제를 안고 있다"며 "교사들이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데 지쳤다"고 시험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감시 카메라라는 지적에 대해 "카메라가 항상 켜져 있는 게 아니라 예를 들어 학생이 교사나 다른 학생에게 위협을 가하려고 할 때 켠다"며 이를 부인했다.
교사들이 착용하는 보디캠은 현지 경찰이 착용하는 것과 같다. 경찰은 보디캠 촬영을 시작한 이후 가능한 한 이른 시간에 상대에게 이를 알려야 하며 보디캠은 촬영이 시작되면 빨간 불이 켜진다. 시험을 하는 학교에서 교사가 보디캠을 작동하는 순서도 이와 동일하다.
특히 엘리스 수석강사는 학부모들에게 보디캠 시범 착용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자 학부모들이 지지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해당 시범 학교가 어디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영국 교육부도 교사의 보디캠 착용이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대변인은 보디캠 착용과 관련해 "학교가 결정할 일"이라며 "우리가 아는 한 두 학교가 법 테두리 안에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시민단체 '빅 브라더 워치'의 다니엘 네스빗 연구원은 "오래된 문제에 과잉대응하는 것"이라며 "교사들을 감시꾼으로 만드는 위험이 있는 만큼 학교 측은 보디캠 이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한편, 런던경찰국도 보디캠 착용을 대폭 늘리기 전에 시험을 진행했다. 시험 결과 경찰들이 보디캠으로 증거 수집하기 쉬워졌고, 영상으로 기록된 것을 안 가해자들이 범행을 인정하는 확률도 높아졌다.
[디지털뉴스국 배동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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