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말 못하는 것도 서러운데"…수백억대 농아인 사기단 덜미
입력 2017-02-09 17:52  | 수정 2017-02-09 20:57
【 앵커멘트 】
듣거나 말하지 못하는 농아인 500여 명을 상대로 좋은 집 고급차를 갖게 해주겠다며 꾀어 수백억대의 투자 사기를 벌인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서로 처지를 알만도 한데, 사기를 친 사람 역시 농아인이었습니다.
강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찰이 서울의 한 원룸 옷장 사이에서 현금 7억 원이 든 박스를 찾아냅니다.

아파트와 공장 건설에 투자하면 원금의 5배를 준다며 농아인들을 속여 뜯어낸 돈입니다.

사기꾼들은 같은 농아인인데, 같은 수법으로 7년간 500명으로부터 280억 원을 가로챘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피해자
- "계속해서 부부싸움을 하고 있고요. 가정도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정말 눈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투자금때문에 대출까지 받아, 빚더미에 나않았지만, 듣고 말하지 못해 호소할 길 없어 더 막막한 피해자들.


결국, 농아인 100여 명은 경찰서 앞에서 피켓을 들고, 계속되는 사기단의 협박에서 구해달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 인터뷰 : 김대규 / 경남 창원중부경찰서 수사과장
- "집이나 직장으로 찾아가서 휴대폰을 검사하고, 네가 주변 사람을 소개해줬기 때문에 너도 죄가 있다는 식으로…"

이번에 적발된 농아인 사기단은 총 36명, 이 중 총책 김 모 씨 등 8명이 구속됐습니다.

▶ 스탠딩 : 강진우 / 기자
- "경찰은 피해 금액의 사용처를 밝히는 동시에 더 많은 피해 농아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전국적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박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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