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친박 의원들의 가멸찬 반격, 새누리 인명진호 식물상태 되나
입력 2017-02-09 16:43 

지난해 총선참패와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숨죽여 지내왔던 친박계가 '태극기 집회' 바람을 타고 활동 재개에 나섰다. 하지만 당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는 점차 세력을 불려가고 있는 태극기 열기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며 갈지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당원권 정지 1년의 징계를 받고 두문불출해온 핵심 친박 윤상현 의원은 9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박근혜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민심은 무엇인가' 토론회를 열고 친박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윤 의원은 "우리국회 탄핵은 검찰 기소장과 언론의 의혹보도만으로 무리하게 처리된 졸속 탄핵이다"며 "대통령을 지키고 보수를 끌여들여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이날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특히 윤 의원은 "태극기 집회는 보수세력이 자유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지키고자 하는 충정어린 민심의 권리"라며 "부족하지만 견마지로의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직 의원 출신 김경재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역시 "박 대통령에 대한 마녀사냥은 중세시대 그 어떤 마녀사냥보다 악독하다"며 "상상하기도 싫지만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했을 경우에는 대통령에게 정치적 사형선고를 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이노근 전 의원 등을 비롯해 대통령 지지자 등 200여명이 참석해 박 대통령 탄핵반대를 한목소리로 외쳐 태극기 집회를 방불케 했다.

윤 의원과 함께 당원권 3년 정지 징계를 받은 최경환, 서청원 의원 역시 전면에 나서진 않지만 물밑으로 친박계 세 결집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선 의원은 "최 의원이 당내 여러 의원들을 만나며 탄핵의 부당성과 대통령 지키기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서 의원 역시 태극기 집회 결집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태극기 집회 돌풍이 점차 거세지자 친박계와 선긋기에 나섰던 새누리당 지도부도 곤혹스런 모습이다. 겉으론 인적쇄신과 계파 척결을 내세우며 태극기 바람을 경계하고 있지만 집토끼인 보수층 집결에 도움이 되는 상황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김문수 비상대책위원은 적극적으로 집회에 참석하며 보수층 결집에 나서는 반면, 인 위원장 등 당 지도부는 태극기 집회 참여를 '개인의 선택'이라며 방관하고 있다.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태극기 집회를 지지할 경우 친박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지만 중도보수층의 마음에선 멀어질 수 밖에 없다"며 "이래저래 애매한 상황에서 당론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단 여론의 추이를 좀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다"고 설명했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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