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한국사 최초 `미완성 왕릉` 발견에 학계 관심
입력 2017-02-09 14:52 
경주도 낭산에서 발견된 미완성 왕릉.

8세기 중엽 통일신라 시대 효성왕의 것으로 추정되는 가릉(假陵)이 발견됐다. 가릉은 미완성 형태의 왕릉을 일컫는다. 미완성 왕릉이 발굴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성림문화재연구원은 9일 "경주시 구황동 황복사터 동쪽 고분추정터에 대한 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효성왕의 무덤으로 조성하려다 중단한 것으로 추정되는 왕릉의 석재들과 무덤자리에 조성된 2기의 통일신라시대 건물터, 담장, 배수로, 도로 등의 유적을 확인했으며, 막새, 기와, 전돌, 등잔 등 유물 300여점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무덤의 주인으로 추정되는 효성왕(재위 735~742)은 재위 5년만에 병으로 숨졌다. 성림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지름이 약 22m에 달해 756년께 만들어진 경덕왕릉과 크기가 비슷하다. 십이지신상의 양식도 경덕왕릉의 석상과 비슷하지만 조금 더 이른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짐작되고, 무덤을 만들다 중지했기 때문에 당시 재위 기간이 짧았던 효성왕의 무덤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논두렁 등에 일부 남아있던 석재와 발굴로 새로 드러난 석재를 조사한 결과 신라 성덕왕(재위 702~737) 이후부터 왕릉에 쓰인 석재와 동일한 형식이다. 크기나 제작 방식도 기존 왕릉과 거의 같다. 다만 석재들의 형태가 완벽하지 않고,석실 내부를 만들기 위한 부재가 나오지 않았으며, 탱석의 십이지신상이 잘려 나간 점으로 미뤄 왕릉 축조 중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추정된다.
성림문화재연구원은 이곳에서 탱석·면석·지대석·갑석 등 왕릉에 사용되는 석재와 건물지, 담장, 회랑지, 16∼17m 폭의 도로를 발굴했다. 이와 함께 신라 관청명으로 보이는 '습부정정'(習部井井)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기와와 토기도 찾아냈다.김희철 성림문화재연구원 조사팀장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7세기 이후 신라 왕릉의 축조과정과 왕과 왕족의 능원제도를 비롯한 신라 왕경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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