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해상투기 밀수 업그레이드, GPS 부착해 담배밀수
입력 2017-02-09 14:22 

1980년대 사라졌던 해상투기 밀수가 위치 추적장치인 GPS를 달고 업그레이드됐다.
GPS를 부착한 외국산 면세 담배 박스를 바다에 던진 뒤 다시 건지는 수법으로 담배를 밀수입하려 한 러시아인 조직이 세관에 적발됐다.
9일 부산본부세관은 1억원 상당의 외국산 담배를 러시아로 수출하는 것처럼 신고하고 밀수입하려 한 혐의로 러시아인 선장 A 씨(55)를 구속하고 공범인 러시아 선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지난해 3월께 부산 사하구 감천항에서 출항한 러시아 선박에 적재한 불가리아 담배 2만2000갑이 담긴 상자 44개를 해상에 던진 뒤 다른 러시아 소형 선박이 이를 건져 올리는 수법으로 담배를 밀수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바닷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비닐랩으로 꽁꽁 싼 뒤 그물로 묶은 담배 박스에 GPS 칩을 부착해 바다에 투기하면 다른 러시아 선원이 탄 소형 선박이 GPS 신호를 추적해 담배를 건진 뒤 밀수하려 했다.
A씨는 국내 정박 중 러시아로 수출하는 것처럼 속여 선용품 회사로부터 불가리아 담배를 면세로 대량 사들였다. 최근 우리나라 담배 가격이 대폭 인상되자 시세차익을 노린 것이다.
A씨 등이 1보루(10갑) 5000원에 구매한 불가리아 담배는 부산 국제시장이나 서울 이태원 등지에 유통될 경우 2만5000∼3만원에 판매된다고 세관은 밝혔다. A씨가 해상으로 던진 담배 44박스는 때마침 주변을 항해하던 선박에 발견돼 세관에 신고됐다.
부산본부세관 관계자는 "1980년대 이전 일본을 오가는 화물선 선원들이 참깨나 전자제품을 해상 투기한 뒤 소형 어선으로 건져 올려 밀수하는 수법이 있었지만 시세차익을 노린 대량 해상 밀수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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