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남미 대통령들, 브라질 건설사 '뇌물 스캔들' 휘말려
입력 2017-02-09 11:36 
후안 마누엘 산토스/사진=연합뉴스
남미 대통령들, 브라질 건설사 '뇌물 스캔들' 휘말려


브라질의 대형 건설사에서 터진 뇌물 스캔들이 콜롬비아 현직 대통령과 페루 전 대통령에게까지 불똥이 튀었습니다.

8일(현지시간) 콜롬비아 현지언론에 따르면 브라질의 한 대형 건설업체인 오데브레시가 제공한 100만 달러(11억5천만 원)가 2014년 재선에 도전했던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의 대선캠프로 유입돼 선거자금으로 유용됐다는 의혹을 콜롬비아 검찰이 폭로했습니다.

네스토르 움베르토 마르티네스 검찰총장은 오데브레시가 오토 불라 불라 전 자유당 상원의원에게 뇌물로 준 460만 달러(52억7천만 원) 중 100만 달러가 산토스 대통령의 대선캠프로 전달됐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불라 전 상원의원은 지난달 뇌물수수와 부정축재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마르티네스 검찰총장은 "현재 불라 전 의원의 증언이 유일한 증거지만, 돈의 전달 시간과 장소, 방법 등을 상세히 말했다"며 "선거관리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산토스 대통령의 대선캠프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전면 부인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선관위에 철저하고 신속한 조사를 요구했다"면서 "오데브레시 스캔들과 관련한 모든 진실이 규명되기를 바란다"고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2010년 대통령에 당선된 후로 4년 뒤 재선에 성공합니다. 50년이 넘도록 계속되온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의 내전 속에서 평화협상을 이끈 공로를 인정 받아 지난해엔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알레한드로 톨레도/사진=연합뉴스

건설업체는 페루의 알레한드로 톨레도 전 대통령에게도 막대한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오데브레시는 남미대륙 횡단 고속도로 건설 사업의 입찰을 따내기 위해 톨레도 전 대통령에게 2천만 달러(약 230억 원)의 뇌물을 준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입찰은 브라질 북부 아크리 주와 페루 남부 지역을 연결하는 공사 구간에 대해 시행됐다고 알려집니다.

오데브레시 외에 브라질의 또 다른 대형 건설회사인 안드라지 구치에레스도 톨레도에게 뇌물을 준 것으로 의심된다고 브라질 언론은 전했습니다.

톨레도는 2001∼2006년에 대통령을 역임했으며, 재임 당시 추진된 남미대륙 횡단 고속도로 건설 사업과 관련해 그를 둘러싸고 여러 차례 비리 의혹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페루 검찰은 전날 톨레도 전 대통령의 자택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했습니다.

압수수색은 약 5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뇌물수수 관련 증거 자료들을 찾아내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관련 회의 참석차 프랑스 파리에 머물고 있는 톨레도는 페루 언론과 전화 인터뷰에서 뇌물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오데브레시는 브라질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와 함께 정국을 뒤흔든 대표적인 스캔들 기업입니다.

앞서 미국 언론은 오데브레시와 브라질 석유화학회사 브라스켐이 부정부패 조장 혐의로 35억 달러(4조2천억 원)의 벌금을 물게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검찰은 두 회사가 세계 10여 개국에서 약 100건의 프로젝트와 관련해 총 7억8천800만 달러의 뇌물을 공무원들에게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보도가 나온 이후 중남미 국가들이 조사에 착수했으며 파나마와 페루, 에콰도르 등은 오데브레시의 공공입찰 참여를 금지하는 등 제재를 잇달아 내놓았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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