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인터뷰①]이요원 “맏딸 책임감‧스트레스…母, 늘 미안하다고”
입력 2017-02-09 07:51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배우 이요원이 4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따뜻한 이야기를 기다려오던 그녀에게 ‘그래, 가족의 시나리오는 반가운 단비와도 같았다고. 특히 현실적인 형제‧자매의 얘기가 유독 끌렸단다.
이요원은 8일 오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부모와 자식, 형제자매 등 다양한 가족 관계를 다루는데 그 중에서도 형제자매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라 신선했다. 그것도 어릴 적 추억이 아닌 성인이 돼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라 더 끌렸다”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일단 반가웠어요. 뻔한데도 그 뻔함을 포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감정의 흐름을 이끌어내는 방식이 좋았다고 해야 할까요? 게다가 읽으면 읽을수록 딱 제가 느꼈던 감정들이 떠올라서 그런지 공감이 많이 됐어요. 저마다 사연은 다르지만 이런 형제들이 실제로 많잖아요? 지지고 볶으며 치열하게 싸우면서도 각자 사는 게 바빠 소원해지고, 그러다가도 거짓말처럼 전화 한통에 어제 만난 듯 가깝고. 이런 공감대에 ‘갑자스러운 막둥이의 등장이라는 황당한 설정이 흥미로웠어요.”
‘그래, 가족(마대윤 감독)은 핏줄이고 뭐고 모른 척 살아오던 삼 남매에게 예상치 못한 막내 동생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가족의 탄생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요원은 극 중 까칠하고 톡 쏘는 말투에 공격적인 태도가 트레이드 마크인 오 씨 남매의 둘재, 수경 역을 맡았다. 가족들의 뒷바라지에 지쳐 아예 인연을 끊고 살고 있는 그는 방송국 기자로 입사 한 후 10년간 휴가도 없이 일해 왔지만 금수저 후배에 밀려 파견의 꿈은 물거품이 된다. 여기에 어느 날 갑자기 막둥이 동생이 나타나면 한 바탕 인생이 꼬여버린다.
이요원은 자신이 극 중 캐릭터인 오수경과 실제로 닮은 점이 많다고 했다. 그는 수경의 입장에서는 굳이 가족들에게 멋있는 척 쿨한 척을 안 할 것 같았다”며 돌이켜 보면 나 역시 가족들에게 짜증을 많이 냈던 것 같다. 여동생과는 만나기만 하면 싸웠다”고 말했다.
수경은 둘째 딸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장녀 역할을 하는 인물이에요.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책임질 게 정말 많은 인물이죠. 실제로 저는 집안의 장녀인데 돌이켜 보면 수경이랑 비슷한 무게감을 느끼긴 했던 것 같아요. 수경이의 엄마가 늘 말씀하시는 것처럼, 저희 엄마도 제게 입버릇처럼 ‘우리 큰 딸 미안해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셨고요. 동생은 늘 엄마에게 언니만 챙긴다며 질투하고 투정을 부렸고, 저는 늘 동생에게 양보한다는 생각에 화를 많이 냈어요. 수경이가 듣고 자란 말들이나, 심적인 부담감의 일부를 비슷하게 느끼며 자란 것 같아요. 너무 귀찮고 싫지만 툴툴 대면서도 결국은 가족들이 해달라는 건 다 해주는 모습도 왠지 친숙했고요. 하하!”
그는 특히 여동생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며 옛날엔 그렇게 으르렁대는 사이었는데 이제는 정말 둘도 없는 사이가 됐다. 영화를 찍고 나서 가장 많이 생각난 게 바로 동생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사실 어렸을 땐 많이 예민한 편이었고, 긍정적인 성격도 아니었어요. 그나마 마음 속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곳이 가족들 밖에 없다 보니 짜증도 많이 내고 아픈 말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특히 이번 작품을 하면서 그런 제 모습을 자주 떠올렸는데, 동생의 존재를 가장 많이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다행히 지금은 서로에게 가장 힘이 되고 위안이 되는 존재죠. 그래도 한 명이길 참 다행이에요. 하하!”
끝으로 그는 다른 작품들도 다 의미가 있지만 이 영화는 특히 가족들이 꼭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함께 말고 각자 따로 와서 봤으면 좋겠다. 저마다 느끼는 감정, 터지는 부분이 다를 것 같다. 내가 느낀 공감대를 가족들도 분명 느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그래, 가족에는 이요원 이 외에도 정만식, 이솜, 정준원 등이 출연한다. 오는 15일 개봉.사진 강영국 기자/ kiki2022@mk.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