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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만호’ SK의 과제 “테이블 세터를 찾아라”
입력 2017-02-09 07:03 
SK와이번스 트레이 힐만 감독.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지난 1일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플로리다로 떠난 프로야구 SK와이번스 선수단 분위기는 긴장감이 높았다. 지난해 6위에 그친 SK는 오프시즌동안 감독, 단장이 잇달아 교체되는 등 큰 변화를 맞이했다. 사령탑에는 외인 트레이 힐만 감독이 선임됐고, 민경삼 단장의 후임으로는 지난해까지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었던 염경엽 신임 단장이 부임했다.
새 감독 부임이라는 환경변화가 선수단의 긴장감을 높인 요인이었다. 특히 KBO리그 두 번째 외국인 감독인 힐만 감독의 부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힐만 감독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오랫동안 감독 생활을 하는 등 아시아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는 하지만 KBO리그는 처음이다. 감독 부임 후 영상을 통해 선수들을 접했고, 일본 가고시마 캠프에도 직접 날아갔지만, 가고시마 캠프는 유망주를 대상으로 했다. 선수들이 감독 앞에 서는 첫 무대가 바로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인 것이다. 팀의 베스트 멤버들도 새롭게 평가를 받아야하고 자신의 기량과 실력을 입증해 보여야 한다.
이런 긴장감 속에서 SK는 빈자리로 남은 퍼즐을 맞춰야 한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뜨거운 경쟁이 펼쳐질 수밖에 없는 곳이다. 타선에서는 테이블 세터가 그렇다. SK는 지난해 팀홈런에서 1위 두산에 1개 모자란 2위(182개)에 오르며 거포군단으로 거듭났다. 그러나 홈런 이외의 찬스에서 집중력 부재가 심각했다. 팀 득점은 9위(753점)는 이를 방증하는 수치였다. 이는 밥상을 차려야 할 테이블세터진이 기회를 못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SK의 팀출루율은 0.356로 9위였고, 볼넷도 429개로 10개팀 중 최하위에 그쳤다. 여기에 득점권 타율도 0.276로 10개 팀중 가장 저조했다. 주루사는 71개로 가장 많았다. 이는 헥터 고메즈, 이명기 등 테이블세터로 나섰던 타자들이 부진했던 이유도 크다. 역시 테이블세터진의 타율만 놓고 봐도 0.283로 리그 꼴찌였다.
힐만 감독 체제 아래에서는 모든 것이 백지와 같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곳이 바로 테이블세터이다. SK는 고메즈와 재계약하지 않고, 새 외국인 타자로 대니 워스(32)와 계약했다. 워스는 출루율이 높은 유형의 타자라 해법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2015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출루율이 0.394, 지난해는 0.431이었다. 기존 리드오프였던 이명기도 절치부심하고 있다. 지난해 99경기에 나서 타율 0.272에 그친 이명기는 컨택 능력은 타고났다는 평을 받고 있어, 다시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떠오르는 새얼굴도 있다. 지난해 중반 공익근무 소집해제 후 팀에 복귀한 뒤 날카로운 방망이를 선보였던 박승욱도 후보 중 하나다. 가고시마 캠프에서는 조용호와 정진기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들 역시 백지와 같은 힐만호에 경쟁을 불어넣을만한 존재들이다. 이 밖에 베테랑 조동화 박재상과 지난해 주장을 맡아 하위타선으로 주로 나선 김강민 등도 후보군이라 할 수 있다. 과연 플로리다 캠프에서 힐만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선수는 누구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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