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편의점 택배사의 황당한 요구…"파손해도 괜찮다" 동의해야 배달

【 앵커멘트 】
집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물건을 보낼 수 있는 편의점 택배, 자주 이용하시죠.
그런데 편의점 택배 이용하다 물건이 파손되더라도 택배사는 전혀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이혁준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편의점 한편에 위치한 택배 단말기입니다.

무게를 재고 가전제품류 택배를 선택했더니 배달 중 물건이 파손돼도 택배사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파손면책 동의'를 요구합니다.

'동의하지 않음'을 눌렀더니 '파손면책'에 동의하지 않으면 접수가 불가능하다는 메시지가 뜹니다.

이는 잡화·서적류, 의류도 마찬가지.

'파손면책'에 동의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 인터뷰 :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 "(파손면책 동의를) 해야지 용지도 나오고 부칠 수 있어요."

결과는 어땠을까.

골프채는 부러지고, 카메라 삼각대의 상단 부위는 조각조각 부서졌습니다.

반품하려던 거울 프레임의 모서리는 부서져 택배 이용자는 수리비를 물어야 했고, 친척에게 보낸 옷과 먹을거리는 엉망이 됐습니다.

▶ 인터뷰 : 편의점 택배 피해자 (음성변조)
- "다 깨져서 옷도 오염됐고, 박스까지 다 젖어서 쓰러질 지경이었는데, 택배사가 임시방편으로 비닐 테이프를 붙여서 집 앞에 두고 가버렸어요, 연락도 없이."

택배사는 이미 '파손면책 동의'를 하지 않았느냐며 책임을 회피합니다.

▶ 인터뷰 : CJ대한통운 상담원 (음성변조)
- "고객님께 권한이 있었던 거죠. 문제 발생하면 사고처리가 안 되는 부분에 대해 인지해 드렸고, 접수를 안 하셔도 되는 권한이 있었거든요."

▶ 스탠딩 : 이혁준 / 기자
- "2001년부터 시작한 편의점 택배는 CJ대한통운이 GS25와 CU, 위드미를 전담하고 있고, 지난해에만 1,700만 상자를 배달했습니다."

▶ 인터뷰 : CJ대한통운 상담원 (음성변조)
- "터미널에 들어가면 기계들이 돌아가면서 레일이 분류합니다. 타 상품에 의해 밀리거나 눌리거나, 차량에 싣고 내리는 과정에서 압축에 의해 훼손이 되는 경우도 간혹 있기는 합니다."

사고 발생이 불가피한데, 책임은 피하겠다는 황당한 요구에 이용객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