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3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일본 도시바 반도체 사업부 매각전에 뛰어들었다.
메모리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는 낸드플래시 사업을 확충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가 이번 매각전에서 승리할 경우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삼성전자를 넘어 세계 1위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일본 도시바가 신규로 발행하는 3000억엔(약 3조원) 규모 우선주 입찰에 참여했다. 도시바는 해당 우선주를 추후 분사해 신설 예정인 반도체사업부 회사 일반주 지분 19.9%로 전환해줄 예정이다. 형태는 우선주 신주 발행 매각이지만 실질적으로 반도체사업부 매각이다.
도시바는 2015년 회계부정 적발 이후 추진했던 미국 원전사업 손실 규모가 7000억엔(약 7조원) 규모로 불어남에 따라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어 반도체사업부 분사를 결정한 바 있다. 도시바는 미국 원전사업 손실로 인해 자본잠식 위기에 몰린 상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도시바 자기자본은 3600억엔(약 3조6000억원)으로 미국 원전사업 손실을 반영할 경우 전액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의 핵심사업인 반도체사업부 분사 후 지분 매각에 나선 상황이다. 기업 분사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우선주를 우선 발행한 뒤 추후 분사하는 기업 일반주를 교부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번 모습이다. 도시바 반도체사업부는 낸드플래시 생산에 특화돼 있다.
이번 도시바 반도체사업부 매각전에서 SK하이닉스의 주요 경쟁자로는 낸드플래시 부문 글로벌 3위 기업 샌디스크를 보유한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꼽힌다. 미국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 반도체사업부 지분을 인수할 경우 양사를 합쳐 글로벌 점유율이 36.5%에 달한다. 이 분야 글로벌 1위 삼성전자를 넘어서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미국 웨스턴디지털 역시 이번 매각전에 참여해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지주회사인 SK(주)의 손자회사이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상 국내 다른 기업 지분을 보유할 경우 지분 100% 전량을 보유해야 한다. 그러나 도시바는 해외기업이기때문에 이같은 공정거래법상 규제에서 자유로운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반도체 투자가 절실한 상황에서 일본 도시바의 위기를 기회로 삼는 모습이다. D램의 공정전환이 한계에 달하면서 업계 전체에 투자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통해 활로를 찾지 못한다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슈퍼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반도체로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면서 함께 급성장했다. 최근에는 특히 낸드플래시는 엔터프라이즈 SSD(솔리드스테이트디스크)와 모바일 기기의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양상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연말 48단 낸드플래시 제품 출하를 시작했고 올해 상반기 72단 낸드플래시 제품 개발 완료를 계획 중이다. 올해 7조원대 투자 가운데서도 낸드플래시 투자를 늘려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독주다. 삼성전자는 이미 세계 최초로 4세대 64단 3D낸드 플래시 메모리 양산에 들어가 SK하이닉스와 상당 부분 기술 격차가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최근 낸드 시장은 3D낸드로 전환되는 과정에 있는데 삼성전자는 미세공정의 한계로 2D를 통해서는 고용량 낸드플래시 구현이 어려워지자 회로를 3차원으로 쌓아 용량과 성능을 확대한 제품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3D낸드 생산 비중은 전체 57.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3D낸드는 고용량화가 용이해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이지만 관련 기술을 갖춘 업체는 많지 않다. 특히 3D낸드는 국내 기업들이 기술 리더십을 탄탄하게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분야다.
3D낸드를 가장 먼저 양산하기 시작한 삼성전자는 2013년 24단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에는 64단 양산 기술 확보를 선언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말 48단 3D낸드 양산에 성공한 후 올해에는 다음세대인 72단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도시바와 협력 관계를 형성해 양측은 각자의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도시바는 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 지분 인수를 통해 전략적 협력관계를 형성해 낸드플래시 제품 기술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도시바는 올해 상반기 중 4세대(64단)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할 계획이다.
[한우람 기자 / 이동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메모리 D램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는 낸드플래시 사업을 확충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가 이번 매각전에서 승리할 경우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삼성전자를 넘어 세계 1위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일본 도시바가 신규로 발행하는 3000억엔(약 3조원) 규모 우선주 입찰에 참여했다. 도시바는 해당 우선주를 추후 분사해 신설 예정인 반도체사업부 회사 일반주 지분 19.9%로 전환해줄 예정이다. 형태는 우선주 신주 발행 매각이지만 실질적으로 반도체사업부 매각이다.
도시바는 2015년 회계부정 적발 이후 추진했던 미국 원전사업 손실 규모가 7000억엔(약 7조원) 규모로 불어남에 따라 지난달 말 이사회를 열어 반도체사업부 분사를 결정한 바 있다. 도시바는 미국 원전사업 손실로 인해 자본잠식 위기에 몰린 상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도시바 자기자본은 3600억엔(약 3조6000억원)으로 미국 원전사업 손실을 반영할 경우 전액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의 핵심사업인 반도체사업부 분사 후 지분 매각에 나선 상황이다. 기업 분사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우선주를 우선 발행한 뒤 추후 분사하는 기업 일반주를 교부하는 방식으로 시간을 번 모습이다. 도시바 반도체사업부는 낸드플래시 생산에 특화돼 있다.
이번 도시바 반도체사업부 매각전에서 SK하이닉스의 주요 경쟁자로는 낸드플래시 부문 글로벌 3위 기업 샌디스크를 보유한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꼽힌다. 미국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 반도체사업부 지분을 인수할 경우 양사를 합쳐 글로벌 점유율이 36.5%에 달한다. 이 분야 글로벌 1위 삼성전자를 넘어서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미국 웨스턴디지털 역시 이번 매각전에 참여해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지주회사인 SK(주)의 손자회사이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상 국내 다른 기업 지분을 보유할 경우 지분 100% 전량을 보유해야 한다. 그러나 도시바는 해외기업이기때문에 이같은 공정거래법상 규제에서 자유로운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반도체 투자가 절실한 상황에서 일본 도시바의 위기를 기회로 삼는 모습이다. D램의 공정전환이 한계에 달하면서 업계 전체에 투자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통해 활로를 찾지 못한다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슈퍼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반도체로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면서 함께 급성장했다. 최근에는 특히 낸드플래시는 엔터프라이즈 SSD(솔리드스테이트디스크)와 모바일 기기의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양상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연말 48단 낸드플래시 제품 출하를 시작했고 올해 상반기 72단 낸드플래시 제품 개발 완료를 계획 중이다. 올해 7조원대 투자 가운데서도 낸드플래시 투자를 늘려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독주다. 삼성전자는 이미 세계 최초로 4세대 64단 3D낸드 플래시 메모리 양산에 들어가 SK하이닉스와 상당 부분 기술 격차가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최근 낸드 시장은 3D낸드로 전환되는 과정에 있는데 삼성전자는 미세공정의 한계로 2D를 통해서는 고용량 낸드플래시 구현이 어려워지자 회로를 3차원으로 쌓아 용량과 성능을 확대한 제품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3D낸드 생산 비중은 전체 57.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3D낸드는 고용량화가 용이해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이지만 관련 기술을 갖춘 업체는 많지 않다. 특히 3D낸드는 국내 기업들이 기술 리더십을 탄탄하게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분야다.
3D낸드를 가장 먼저 양산하기 시작한 삼성전자는 2013년 24단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에는 64단 양산 기술 확보를 선언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해 말 48단 3D낸드 양산에 성공한 후 올해에는 다음세대인 72단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도시바와 협력 관계를 형성해 양측은 각자의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도시바는 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 지분 인수를 통해 전략적 협력관계를 형성해 낸드플래시 제품 기술력 강화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도시바는 올해 상반기 중 4세대(64단)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할 계획이다.
[한우람 기자 / 이동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