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애물단지 '의류수거함'…수익은 어디로?
입력 2017-02-06 19:30  | 수정 2017-02-14 08:08
【 앵커멘트 】
집 근처 의류 수거함에 헌옷 정리해 넣으신 경험들 있으시죠?
누군가 돕는다는 마음에 뿌듯하셨을텐데요.
그런데 이 의류수거함에 기부한 옷들이 불우이웃에게 돌아가는게 아니라 상당수가 개인사업자들이 돈벌이 수단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김영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대전의 한 원룸촌.

골목에 있는 의류수거함 주변에 쓰레기가 넘쳐납니다.

한쪽에서는 의류수거함이 많다는 민원 때문에 철거 작업이 한창입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이렇게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인 의류수거함은 100미터도 채 안 되는 거리에 무려 5개나 됩니다."

▶ 인터뷰 : 김순태 / 대전 서구
- "(주변에) 쓰레기도 버리는 거 같고…. 음식물도 버리는 것 같고 차도 대기도 굉장히 불편해요."

전국에 설치된 의류수거함은 10만 8천여 개,

현행법상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취지로 지자체가 직접 또는 위탁 운영을 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70% 이상이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개인사업자들입니다.


헌 옷 1kg당 가격이 300원 선으로 폐지는 물론 고철보다 2배 이상 높다보니 너도나도 이 사업에 뛰어든 겁니다.

▶ 인터뷰 : 의류수거함 업체 관계자
- "장애인협회나 (보훈단체가) 수수료를 받고 일반 업자들한테 (명의를) 넘겨요…. 보훈단체장이 하겠다 그러면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어요."

상황이 이런데도 정작 허가를 내주는 지자체들은 관리나 단속 권한이 없다며 볼멘 소리뿐입니다.

▶ 인터뷰(☎) : 지자체 관계자
- "전국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법에서 정해주지 않고서는 딱히 (단속 규정을) 그거를 만들어 놓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지자체들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만든 의류수거함이 개인사업자들의 배불리기용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 yhkim@mbn.co.kr ]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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