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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新투자 트렌드] 美에너지 인프라 훈풍에 MLP펀드 훨훨
입력 2017-02-06 17:59  | 수정 2017-02-07 17:24
생큐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에너지 인프라스트럭처에 투자하는 마스터합자회사(MLP·Master Limited Partnership)펀드가 다시 뜨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과 함께 최근 유가까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취소·연기됐던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들도 재개되면서 MLP펀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MLP펀드는 미국 내 원유·가스용 송유관이나 저장시설 사업체를 지칭하는 미국 MLP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를 말한다. 에너지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일련의 과정에 투자하는 펀드 중에서 에너지 저장시설과 운송시설에 주로 투자해 인프라스트럭처 사용료를 주된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 에너지 관련 산업에 투자하는 특별자산펀드의 경우 원유 등 원자재의 생산량과 매장량, 가격에 따라 수익률 변동이 큰 편인 반면 MLP펀드들은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낮은 게 특징이다.
미국 MLP 전문 투자회사인 스왱크캐피털의 존 머스그레이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6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최로 열린 '미국 에너지 인프라 MLP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에너지 중 인프라 분야는 주가가 가장 낮아 아직 저평가된 상태"라며 "새로운 미국 정부의 정책 수혜로 에너지 인프라는 최근 저점을 지나 상당 기간 우상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현재 스왱크캐피털은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운용 중인 MLP펀드의 투자 가이드에 따라 미국 현지 시장을 조사 분석하고, 편입 종목을 선정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 후보 시절 공약으로 내세웠던 원유·가스 등 화석연료 생산 확대와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파리기후협약 폐기 등 환경규제 완화, 키스톤XL 송유관 건설 허용 등을 즉각 이행하겠다는 뜻을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유가 상승기에 트럼프 효과까지 더해지면서 MLP 회사들의 수익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게 스왱크캐피털의 분석이다.
이미 이 같은 분위기는 펀드 성과에서 나타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설정된 MLP펀드들의 최근 1년 수익률은 평균 40%를 넘어선 상태다.
머스그레이브 CIO는 "에너지 인프라의 경우 이자율과 상관관계가 낮은 편"이라며 "금리가 오르는 구간에도 리츠 등 다른 대체투자 상품과 달리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 데다 경기 호전과 물가 상승기에 꾸준한 실적 개선이 기대돼 연 4~6%(세전 기준) 배당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배용석 한화자산운용 대체투자사업본부장(상무)은 "최근 들어 MLP주가가 단기간 많이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때문에 연 6%대의 안정적인 배당 수익에 10% 이상의 수익을 달성할 수 있는 MLP펀드들은 주식이나 채권 외에 투자를 다양화할 수 있는 대체투자 상품으로 적합하다"고 전했다.
다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감산 합의가 이행되지 않거나 원유 가격이 다시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투자미국MLP특별자산자투자신탁 펀드'의 경우 국제 유가 급락에 따른 영향으로 설정 이후 수익률은 아직 마이너스(-)에 머물고 있다. 이 펀드의 최근 2년 수익률은 -13.3%였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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