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단독] 국산 K-9 자주포, 유럽 2개국 동시 수출 `쾌거`
입력 2017-02-06 16:41 

국산 '명품무기'인 K-9 자주포가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등 유럽 2개국에 동시 수출된다. K-9 자주포의 성능과 가격 경쟁력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사례로 평가된다. 한화테크윈이 제작한 K-9 자주포는 육군 포병 주력 무기다.
정부 관계자는 6일 "우리 육군이 사용하던 K-9 자주포 48대를 완전 분해 정비후 재조립하는 창정비 방식을 통해 핀란드에 수출하는 협상이 마무리단계에 도달했다"며 "내달 초에 최종 계약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핀란드에 수출하는 48대의 가격은 약 2억달러(약 2270억원)로 알려졌다. 양국은 후속군수지원(부품 공급)과 기술료 등 명목으로 약 2억달러짜리 계약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총 4억달러(약 4500억원)에 이른다.
핀란드 인접국인 에스토니아 또한 핀란드와 손잡고 우선적으로 K-9 자주포를 12대(5000만 달러 규모) 도입한다는 방침에 따라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핀란드과 에스토니아가 일종의 '공동구매' 형식으로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자주포를 도입하는 형식이다.

에스토니아 군 고위 관계자는 최근 방한했고 지난 3일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와 만나 K-9 도입 관련 협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토니아도 핀란드와 유사한 조건으로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두 나라에 수출액을 합하면 5억달러로 추산된다.
K-9을 창정비해서 외국에 수출하는 것은 첫 사례다.
군의 소식통은 "우리 군이 운용 중이던 K-9 가운데 창정비 시기가 도래한 물량을 수출 대상으로 했다"며 "48대를 새 제품으로 육군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육군은 예산 추가 투입 없이 중고 K-9을 신제품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다. 군의 관계자는 "K-9 자주포는 운용하기 시작한지 12년이 지나면 창정비 대상이 된다"며 "우리는 1999년부터 K-9을 운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핀란드와 우리 정부는 지난해 11월 K-9 자주포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내달 정식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 핀란드 정부는 발트해 건너 인접국인 에스토니아에 K-9 자주포를 '공동구매' 하자는 제안을 했고 에스토니아 정부도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이 공동구매에 나선 배경은 두 나라 모두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육군의 방어력을 강화해야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기후 조건이 비슷해 운용을 위한 핀란드 군이 실시한 혹한기 시험평가를 에스토니아도 활용할 수 있다.
이들 나라가 신제품이 아닌 '중고품' K-9 구매에 나선 것은 내구성에 대한 신뢰와 함께 가격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보통 K-9 신제품 대당 가격이 45억~50억원 선"이라며 "중고를 도입하면 대당 10억원 가량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창정비 과정에서 완전히 분해를 한 뒤 소모성 부품은 모두 신제품으로 교체하고 재조립 하기때문에 내구성이나 성능 문제는 없다는 게 업체 설명이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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