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트럼프발 금융규제 완화 훈풍에 국내 금융주도 랠리
입력 2017-02-06 16:31 

미국 트럼프 정부의 금융규제 완화 소식에 힘입어 미국·유럽 뿐 아니라 국내 금융주 주가까지 급등 랠리를 펼치고 있다.
지난 3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드-프랭크법 일부 규정 폐지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는 소식에 미국 금융주들이 급등하자 상대적으로 저평가돼있는 국내 대형 금융주 주가도 상승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하지만 연초 이후 국내 금융주 주가가 워낙 빠른 속도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향후 실제 실적 기대치가 채워지지 않는다면 주가가 다시 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일 오전 유가증권시장에서 NH투자증권,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 같은 국내 대형 금융주들이 장중 최근 1년 최고가를 줄줄이 경신했다. 증권업종은 6일 전 영업일 대비 3.95% 상승해 업종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별다른 호재가 없는 가운데 미국 트럼프발 금융규제 완화 소식이 국내 증권주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린 것이다. 키움증권 6.12%, NH투자증권 3.98%, 대신증권 3.62%, 메리츠종금증권 3.4% 순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 날 하룻동안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미래에셋대우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를 600억원 어치 이상 팔면서도 미래에셋대우는 130억원 이상 순매수해 전일 대비 5.85% 주가를 끌어올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 도드-프랭크법 폐지의 가장 큰 수혜 기업은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같은 대형 투자은행"이라며 "국내의 경우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같이 초대형IB를 지향하는 증권사로 매수세가 집중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7배 수준으로 장부가 대비 싼 주가도 관심을 끄는 요인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금융규제 완화로 미국 투자은행의 위험자산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증권주의 반등은 장기간 하락일로를 내달려왔던 한국 증권주의 방향 선회에 일조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초 이후 국내 금융주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워낙 빠른 속도로 상승해왔기 때문에 향후 반락에 대비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주의 주가 상승은 국내 금융주의 펀더멘탈과는 무관하다"며 "현재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주가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주가 둔화 국면도 시기적으로 더 빨리 찾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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