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롯본기힐스 개발 CEO의 조언 "랜드마크는 작은도시 개념으로 접근해야"
입력 2017-02-06 16:16 

'애플재팬, 구글재팬, 바이두, 골드만삭스, 페라리재팬'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롯본기힐스의 상징적인 존재인 모리타워(238m)에 입주해있는 기업이라는 점이다. 모두 글로벌 무대에서 최강자인 기업들이다. 이때문에 모리타워는 일본 내에서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빌딩으로 불린다. 도쿄 미나토구에 있는 롯본기힐스는 도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다. 하지만 이를 위한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롯본기힐스를 개발한 모리빌딩의 야마모토 가즈히코 사장을 최근 모리타워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야마모토 사장은 "도쿄 도심의 3만평 부지에 롯본기힐스라는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들기까지 총 17년이 걸렸다"며 "단순히 건물을 짓는게 아니라 도쿄에 완전히 새로운 타운을 만든다는 각오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모리빌딩 직원들은 롯본기힐스 설립을 위해 수차례 뉴욕을 다녀왔다. 벤치마킹 대상으로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과 록펠러센터로 삼았기 때문이다.
야마모토 사장은 "록펠러센터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보다는 높지 않지만 독립적인 새로운 타운을 조성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다고 판단했다"며 롯본기힐스가 도쿄판 '록펠러센터'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연장선에서 모리빌딩측은 롯본기힐스라는 한 장소에서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도록 타운을 개발했다. 식사나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도쿄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와 극장, 미술관도 갖추고 있다. 여기에 3만명 근로자들의 일터인 최첨단 오피스도 자리잡고 있다. 그랜드하이얏트 호텔도 롯본기힐스의 경쟁력 중 하나다. 그는 "롯본기힐스가 하나의 궁극적인 목적지가 될 수 있도록 개발했다"며 "롯본기힐스에는 관광객을 포함해 매년 4000만명 이상이 사람들이 드나든다"고 강조했다.
특히 야마모토 사장은 롯본기힐스가 지역사회에 가져온 긍정적인 효과 중 하나로 '안전'을 꼽았다. 롯본기힐스가 개발되기 전 롯본기에는 술집 등 주로 유흥업소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는 "당시 부모들은 딸이 롯본기에 놀러간다고 하면 무조건 걱정을 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하지만 지금은 180도 달라졌다는게 그의 설명이다.야마모토 사장은 "개발 이후에는 부모와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함께 찾아오는 장소가 됐다"며 "롯본기힐스 개발을 통해 지역사회에 '안전'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준 것이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게 끝이 아니다. 모리빌딩 측은 미나토구에 지진이 났을 경우 롯본기힐스를 피난처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지진으로 인해 전철 등 교통수단이 마비될 경우 거주자들이 롯본기힐스로 대피하면 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흔히 일본에서는 지진이 나면 건물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하지만 롯본기힐스는 광고를 할 때 지진이 나면 건물 안으로 들어오라고 광고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롯본기힐스 지하에는 3만명이 수일간 지낼 수 있는 피난공간과 음식. 물, 담요 등이 마련돼있다. 야마모토 사장은 "롯본기힐스는 지역 사회에서 안전에 대한 랜드마크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쿄 = 손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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