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해상 면세유 섞은 가짜 경유, 아파트와 공장에 팔렸다
입력 2017-02-06 15:14 

해상 면세유와 난방유를 섞어 만든 가짜 경유 257억원어치를 공장과 아파트에 공급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아파트와 공장 유류 담당자들은 이 기름이 가짜라는 것을 알면서도 돈을 받고 묵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6일 부산경찰청 해양범죄수사대는 석유 및 석유 대체연료 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모 중소기업 대표 이모 씨(39)와 판매총책 김모 씨(45)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씨 등은 2014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경남 창녕군에 있는 공장에서 외항선에 공급하는 해상 면세유 2600만ℓ와 난방유를 섞은 기름 3970만ℓ(257억원 상당)를 경남, 경북, 전북 등지의 주공아파트 단지 4곳(5000세대)과 전국 아스콘 공장 17곳에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 등은 모 정유사 대리점을 운영하면서 부산항과 전남 여수항에서 유류 공급업자 3명이 빼돌린 면세유를 헐값에 사들여 불법 공급했다. 이 때문에 공장 등에 공급한 난방유의 황 함유량이 기준치(0.3∼0.5%)의 13배나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 등이 공급하는 난방유가 가짜 기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해준 대가로 1인당 300만∼4700만원, 총 2억7000만원을 받아 챙긴 공장과 아파트 단지의 유류 담당자 28명도 불구속 입건됐다.
이씨 등은 또 2015년 8월 14일부터 지난해 9월 29일까지 경유와 등유를 섞어 만든 가짜 경유 130만ℓ(13억원 상당)를 20여 개 아스콘 공장의 레미콘, 덤프트럭에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가짜 기름을 정품으로 둔갑시키려고 정유사 전표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가짜 경유를 차량에 사용할 경우 엔진 노후와 성능 저하 등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고 차 고장을 우려해 자체 테스트 운행을 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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