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GO'가 지난달 말 국내에 출시된 이후 기대를 웃도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포켓몬 GO는 그 인기와 함께 적지 않은 논란도 일으키고 있다. 특히 현실 공간을 돌아다니면서 포켓몬을 포획하는 게임의 특징상 전세계적에서 적지 않은 사고들이 발생했고, 국내에서도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포켓몬 GO를 둘러싼 대표적인 논란 중 하나는 정숙이 요구되는 공간에 포켓몬이 출현해 이를 잡으려는 플레이어로 난장판이 되는 경우다. 지난해 7월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홀로코스트 박물관에 포켓몬 '또가스'가 등장했다. 이로 인해 나치에 의해 희생된 유대인을 추모하는 엄숙한 공간이 몰려든 게임 이용자들로 난장판이 됐다. 특히 이곳에서 등장하는 독가스를 뿜는 '또가스'라는 캐릭터가 유대인 수용소의 가스실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비난을 받았다.
또 이곳에서 불과 5km 떨어진 알링턴 국립묘지도 포켓몬이 등장하는 '포케스탑'(게임 이용자가 포켓몬과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정돼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결국 알링턴 국립묘지측은 "포켓몬 GO를 하는 것은 국립묘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게임 이용 자제를 요청했다.
일본에서도 민간인 출입금지 지역이 대거 포케스탑으로 지정돼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도쿄전력은 현재 폐쇄 상태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와 니가타 원자력 발전소를 포케스탑에서 해제해달라고 개발사측에 요청했다. 구마모토 대지진 이후 안전 문제로 대부분의 구역을 출입금지로 지정한 구마모토성도 포케스탑으로 지정돼 관리측이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
게임에 정신이 팔린 이용자들로 인해 벌어진 사고도 적지 않다. 운전 중 게임을 하다 발생하는 사고는 부지기수다. 미국 위스콘신주에서는 '포켓몬 고'를 즐기던 10대 소년 3명이 폐광산으로 들어갔다가 구조되는 일이 있었다. 샌디에이고에서는 포켓몬고를 즐기던 두 남성이 포켓몬을 잡기 위해 경고표지판을 무시하고 태평양 바다가 바라다보이는 절벽에 다가섰다가 20m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포켓몬 GO를 이용한 범죄도 등장하고 있다. 주로 포켓스탑에 유혹 모듈을 설치해 놓고 포켓스탑을 찾아서 몰려드는 플레이어들을 상대로 폭행, 절도 등의 범죄를 저지르거나 주위 플레이어를 스토킹하다가 인적이 없는 곳에서 범죄를 저지르는 수법이다. 실제로 미국 미주리주에서는 스마트폰에 표시된 장소로 포켓몬을 잡으러 갔던 시민 11명이 강도를 당했다. 무장강도 4명은 포켓몬을 인적이 드문 장소에 띄워 사람들을 유인했다.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