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혼수상태인 동거남 금품·전세보증금까지 훔쳐
입력 2017-02-03 14:15 

8개월간 동거하던 남성이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지자 금품을 훔치고 전세보증금까지 빼서 달아난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3일 부산 동부경찰서는 절도 혐의로 이모 씨(36·여)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12일 오후 3시께 동거남인 김모 씨(38)가 병원 중환자실에 있는 사이 김씨의 지갑에서 현금카드를 빼내 80만원을 인출하고 집으로 돌아와 귀금속 4점, 노트북 등 430만원 상당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이후 집주인에게 방을 빼겠다고 말하고 전세보증금 200만원도 받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와 8개월간 동거하던 김씨는 당일 출근길에 교통사고를 당했다. 온몸과 뇌를 크게 다치는 중상으로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지만, 의식불명 상태로 회복을 장담할 수 없었다.
이씨는 중환자실에서 사고 소식을 듣고 찾아온 김씨 부모에게 "내 아들과 어떤 사이인데 여기 있느냐"며 면박을 당하자 병원을 나왔다. 뇌수술 이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온 김씨가 2개월여 만에 의식을 회복하면서 이씨의 범행이 들통났다.

수개월을 같이 살았던 이씨가 금품을 훔치고 전세보증금까지 빼갔다는 것을 뒤늦게 알자 심한 배신감을 느낀 김씨가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김씨가 많이 다쳐 깨어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범행 이후 휴대전화 번호를 바꾸고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는 등 떠돌이 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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