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위협하고, 느닷없이 끊고…트럼프, 정상에게 `멋대로 통화`
입력 2017-02-02 16:24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써온 거칠고 직설적인 표현을 외국 정상들과의 통화에서도 거침없이 내뱉고 있다.
AP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가진 전화통화의 녹취록 발췌본을 인용해 이런 모습을 보도했다. 당시 멕시코 장벽 건설 문제를 내용으로 진행하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니에토 대통령에게 "거기엔 '나쁜 놈들(Bad hombres)'이 많다. 당신들은 그들을 막을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면박을 줬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네 군대가 겁을 먹은 것 같다. 우리 군은 그렇지 않으니, 어쩌면 내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군을 보낼 수도 있다"고 했다.
'hombre'(옴브레)는 '사람·남자'라는 뜻의 스페인어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선 토론회에서도 '배드 옴브레스'라는 표현을 써 히스패닉 비하 논란을 불러온 바 있다..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멕시코 외무부는 "트럼프의 협박은 거짓"이라며 부인했고, 백악관은 해명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멕시코 웹사이트 '아리스테기 노티시아스'도 비슷한 통화 내용을 보도하며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아리스테기 노티시아스는 트럼프가 니에토 대통령에게 "굴욕감을 안겼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비정상 행태는 다음날인 28일 이뤄진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의 통화에서도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1시간 정도 예정된 턴불 총리와의 전화통화를 25분만에 끝냈다. 트럼프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포함해 이미 다른 4명의 정상과 통화를 했는데, 턴불 총리에게 "단연 최악"이라는 말도 했다.
통화에서 트럼프는 호주 정부가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와 체결한 난민 상호교환 협정에 대해 노골적 불만은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서도 턴불 총리가 협정 준수를 확인받으려 하자 트럼프는 "사상 최악의 협정"이라며 몰아부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턴불 총리에게 "호주가 다음번 보스턴 테러범들을 수출하려 한다"고 비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턴불 총리는 언급을 거부했다고 호주 ABC 방송이 보도했다.
WP는 "호주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싸우는 맹방인 점을 감안할 때 트럼프가 턴불에 대하는 방식은 특히 눈에 띈다"면서 "앞으로 그가 정적이나 언론기관들을 상대로 번번이 써왔던 독설로 최우방을 포함한 각국 정상을 괴롭힐 것"이라고 꼬집었다.
[문수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