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공모가 눈높이 낮춘 `피씨엘` 이번엔 성공할까
입력 2017-02-01 15:36 

이달 코스닥 상장을 앞둔 다중 체외진단 전문기업 피씨엘이 오는 8일부터 이틀간 기관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지난해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가들의 외면을 받은 후 눈높이를 낮춰 재도전에 나선 것이다. 새롭게 제시한 기업가치가 적정한지 이번 수요예측에서 판가름날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피씨엘은 이번에 주당 공모가 밴드를 1만500~1만3000원으로 책정했다. 앞선 상장 추진 때 제시한 공모가 밴드(1만1300~1만4400원)와 비교하면 상단과 하단을 각각 9.7%, 7%씩 낮춘 셈이다. 공모가 밴드는 지난번과 동일하게 2019년 추정 순이익에 미리 선정한 비교대상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산정했다. 즉,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핵심은 추정 순이익과 피어그룹의 주가다.
상장 주간사인 한국투자증권은 피씨엘의 2019년 매출과 순이익을 각각 357억원, 100억원으로 추산했다. 지난해(예상치) 매출 7억원에 순손실 20억원을 냈지만 올 들어 혈액진단, 현장진단, 암진단, 플랫폼서비스 등 4개 사업부문에서 실적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전 상장 추진 때 추산한 매출(281억원)·순이익(76억원)과 비교하면 오히려 더 높아졌다. 그 사이 실적을 견인할 호재가 더 늘어났기 때문이다.
피씨엘의 주력 제품은 ‘혈액진단 Hi 시리즈'다. 수혈 전에 고위험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사전에 진단할때 쓰는 키트다. 지난해 프랑스에 납품을 시작했고, 올 1분기부터는 브라질과 독일에도 납품하기로 했다. 이 세 국가에서 거두는 매출은 오는 2019년 135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9년 국내 매출은 올 하반기 입찰을 통해 제품을 공급한다는 가정 아래 35억원으로 추정했다.

또 다른 주력 제품인 ‘현장진단 Ai'도 지난 2015년 10월 미국 회사와 기술이전을 위한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점을 감안해 2019년 미국 매출을 20억원으로 정했다. 매출 비중이 가장 큰 미국을 제외한 중국과 체코,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한국 등에서도 2019년에 매출이 25억원가량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해 암진단 제품은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방식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워 중국 매출은 20억원, 국가 검진 사업으로 암 검진이 실시되고 있어 앞으로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보고 국내 매출은 13억원으로 전망했다. 특히 기술력을 인정받는 플랫폼서비스 사업은 국내외 기업들과 공급 계약을 통해 2019년 매출이 89억원에 달할 것으로 평가했다.
이 같은 2019년 추정 순이익에 한국투자증권은 비교대상 기업 PER로 27.05배를 적용했다. 비교대상 기업으로 선정한 씨젠, 바디텍메드, 엑세스바이오, 아이센스, 랩지노믹스 등 5개사 중 적정 PER을 나타내는 바디텍메드(30.65배)와 아이센스(23.45배)의 평균치를 활용한 것이다. 여기서 산출한 주당평가액 1만5582원에 할인율 32.6%~16.5%를 매겨 공모가 밴드를 최종 결정했다.
2019년 추정 순이익이 이전 상장 추진 때보다 더 늘어났음에도 공모가 밴드가 낮게 형성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시에는 바디텍메드(33.49배)와 아이센스(26배)에 PER이 70배에 달하는 랩지노믹스까지 포함한 평균치를 활용했다. 이 때문에 비교대상 기업 PER이 43.7배로 책정되면서 공모가 밴드가 덩달아 높아진 것이다. 수요예측 결과가 부진했던 점도 이러한 영향이 컸다.
이와 관련해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피씨엘 기업가치를 재평가하는 과정에서 추정 실적이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면서 "이번에는 랩지노믹스의 PER을 적용하는 게 적당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다수의 경우 비교대상 기업 가운데 어느 기업의 PER을 적용할지는 상장 주간사가 시장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결정하고 있다.
피씨엘은 이번 상장에서 총 150만주를 공모한다. 전체 공모액은 158억~195억원이며, 이번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확정한 뒤 오는 13~14일에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레이더M(RaytheM.kr) 보도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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