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MBN이 본 신간] 보재 이상설 평전 외
입력 2017-02-01 10:13  | 수정 2017-02-01 10:13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에 특사로 파견됐던 독립운동가 이상설(1870∼1917)의 삶을 조명한 책.

이상설의 이름은 그리 알려져 있지 않다. 이준, 이위종과 함께 네덜란드에 파견된 헤이그 특사의 일원 정도. 몽양 여운형, 우사 김규식, 위당 정인보 등 다양한 인물의 평전을 집필한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은 "우리가 반드시 기억하고 독립운동사에 그리고 역사 교과서에 고딕체로 기록해야 하는 독립운동의 독보적인 선구자"라고 평가한다. 여순감옥에 갇혀 재판을 받던 안중근 의사는 이상설을 "세계대세에 통하고 동양의 시국을 간파하고 있다"고 전했다.

25살의 나이에 마지막 과거에 급제해 평안한 삶을 영위할 수도 있었던 이상설은 고종에게 을사늑약을 막지 못하면 차라리 자결하라는 상소를 올리고 관직에서 물러난 뒤 중국과 러시아를 떠도는 독립운동가의 삶을 택한다. 1906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로 망명했고, 그해 중국 룽징에 근대적 학교인 서전서숙을 세웠다. 일제가 국권을 침탈한 뒤에는 유인석, 이범윤 등과 함께 '13도의 군'을 만들었고,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보다 5년 앞선 1914년 블라디보스토크에 '대한 광복군 정부'를 세웠다.

어린 나이에 이상설 선생을 임종한 선생의 세 아들은 힘겹게 살았고, 한국전쟁 중에 행방이 묘연해졌다고 한다. 독립 운동가의 후손이 흙수저로 불리고 매국노가 금수저가 된 세상에서 서거 100주기를 맞는 이상설 선생을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정보가 홍수인 세상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실시간으로 자기 생각·의견·감정을 알리며 소통할 수 있다. 전화·팩스·인터넷·스마트폰 등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이 편리한 소통의 도구들은 어떻게 발명되고 발전한 것일까.

'나비효과'라는 말을 세상에 알린 카오스의 저자 제임스 글릭은 신간 '인포메이션'을 통해 정보의 정의부터 역사와 이론, 그리고 정보 혁명의 합의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내용을 정리한다. 저자는 아프리카의 북소리나 그리스 비극에 등장하는 봉화 등 과거 정보전달 수단을 짚어보는 것부터 시작해 문자, 전신 같은 인류 소통의 거대 전환점이 된 주요 사건을 들여다본다.

정보의 관점으로 과거, 현재, 미래를 바라볼 때 정보란 무엇이고, 어떻게 발전되어왔는지, 그리고 정보가 왜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21세기 스마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시대와 장소를 종횡무진하는 질문과 답을 전한다.



싱크탱크인 밀레니엄 프로젝트에서 내는 자료를 기반으로 매년 발행하는 미래예측서 '유엔미래 보고서'의 2017년 판. 21세기의 절반을 넘어 22세기가 가까워지는 분기점과도 같은 2055년의 모습을 예측했다.

총 7장으로 구성된 책에는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될 10대 미래 기술을 소개하고, 죽지도, 병들지도 않는 신인류의 삶을 통해 건강과 수명의 기준 변화에 대해서도 살피고 있다.



'넘어져도 괜찮아, 다시 일어서면 되니까'

현실적인 실패 앞에 자기 계발서가 천진하게 건네는 조언은 너무도 무책임하다. 현실에서 좌절감을 맛본 대중에게 많은 자기 계발서가 외면을 받는 이유다. 저자 브레네 브라운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취재ㆍ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집필하는데 직접 사례를 수집해 연구하는 방식으로 유명한 그는 지금까지 1,300명 넘는 사람을 만나 1만 건 넘는 사례를 모았다. '라이징 스트롱' 역시 기업, 기관 등 조직 리더들부터 평범한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취재·조사하여 집필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강인하게 일어서기 위한 방법으로 4단계 해법을 제시한다. 인지하고(나는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가), 질문한 뒤(그렇게 느끼는 이유는 무엇이며 어떤 행동으로 이어지는가), 자신의 이야기와 싸우고(이 감정을 만들어내는 내 안의 진실은 무엇인가), 강인하게 일어선다(진짜 감정을 마주하고 내 이야기의 결말을 바꾼다)다.



과학자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안에 인류는 멸망할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다. 소설 '벌들의 역사'가 소재만으로 솔깃한 이유다.

소설은 2098년, 벌들이 멸종한 시대 중국 쓰촨 지역에서 꿀벌의 빈자리를 대신하여 인공수분에 종사하는 노동자 타오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1852년 영국의 동물학자 윌리엄, 2007년 미국의 양봉업자 조지 그리고 타오 세 사람의 이야기가 번갈아 교차하며 전개된다. 양봉과 생태 자연의 위기를 말하는 소설의 표면적인 주제 아래 두려움과 희망, 도전 정신과 체념을 동시에 지닌 평범한 인간들의 삶과 부모 자식 간의 사랑이 펼쳐진다.

어린이·청소년용 소설가이자 어린이 드라마·코미디 등 TV용 극본을 써 모두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시나리오 작가인 마야 룬데의 소설 데뷔작으로 2015년 노르웨이 서점협회 올해의 작품상상을 수상했다. 데뷔작이 수상작으로 뽑힌 건 상 제정 68년 만에 처음인데 그만큼 흥미롭고 속도감 있게 읽힌다.



남극 대륙 탐사에 나선 프랑스 탐험대가 얼음 아래 깊은 지하로부터 타전되는 정체 모를 신호음을 감지한다. 긴급하게 꾸려진 국제 탐사단은 빙하 아래 숨겨진 미지의 도시 유적과 황금빛 구체 속에 동면 중이던 남녀 한 쌍을 발견한다.

시공을 유영하는 1960년대 프랑스 SF 소설.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프랑스 SF의 고전으로 등극했다.

잠에서 깨어난 푸른 눈빛의 미녀 엘레아는 90만 년 전에 존재했던 인류와 고대국가 '곤다와'의 과학 문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그녀와 함께 잠든 남성은 곤다와 최고의 지성인으로 추앙받았던 코반. 사람들은 그를 깨워 전쟁도 굶주림도 없는 유토피아 건설의 지혜를 얻을 희망으로 가득하다. 90만 년 전의 과거를 통해 미래 세계 건설을 원하는 인류의 희망은 이뤄질까.

과학적 지식 없이도 읽기 쉬운 SF로 1968년 프랑스 서점협회상을 수상했다.



인류의 역사는 생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먹을거리가 부족해지면 살아남기 위해 먹이가 있는 곳으로 옮겨가거나 다른 사람의 먹거리를 빼앗아 생존해야 했다. 유목 민족과 정주 민족의 치열한 먹거리 전쟁, 해상 민족과 대륙 민족의 바닷길 쟁탈전이 일어났던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세상을 바꾼 음식 이야기: 소금에서 피자까지'는 우리에게 친숙한 쌀과 후추, 고추, 설탕, 감자, 치즈, 피자 등의 21가지 음식을 통해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맛있게 소개한다. 문명을 확립하고, 지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한 나라의 경제를 좌우하고, 건강을 지켜주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등 정치, 경제에서부터 문화, 건강에 이르기까지 음식에 담긴 이야기다.

밀과 쌀 등이 어떻게 문명을 발생시키고 소금은 로마가 천하를 평정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다. 후춧가루를 얻기 위한 유럽 사람들의 경쟁과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또 우리가 몰랐던 한국의 역사에 얽힌 음식 이야기도 흥미롭다.

[MBN 문화부 이상주기자] mbn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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