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연금펀드 시장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섰다. 노후대비와 세제혜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투자자들이 늘어남에 따라 6년 만에 3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을 잡으려는 운용사간 경쟁도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개인연금펀드 수탁고는 10조49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5년 한해동안 2조911억원이 유입된 데 이어 지난해에도 연간 1조1133억원의 자금이 늘어난 것이다. 개인연금펀드는 세액공제를 노리고 연말에 급증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연중 꾸준히 성장한 게 특징이다.
개인연금펀드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한 것은 고령화 시대 노후대비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데다 과세이연, 분리과세, 세액공제 등 다양한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개인연금펀드는 보험이나 신탁과 달리 연금저축계좌 도입으로 계좌 안에서 자유롭게 투자상품을 갈아탈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시장이 커지면서 운용사간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2013년 3월 연금저축계좌 안에서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됨에 따라 2012년 말 171 개였던 개인연금펀드는 올해 1월 현재 722개까지 증가했다.
수탁고 기준 개인연금펀드 1위 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재작년 수탁고가 3876억원 증가한 데 이어 작년에도 4285억원의 자금을 끌어 모아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개인연금펀드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연금저축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1%로 수탁고만해도 1조8378억원에 달한다.
2위는 하나UBS자산운용으로 2015년 중반까지 개인연금펀드시장을 리드했으나 재작년 수탁고가 약 1500억원 감소하며 1위 자리에서 밀려났다. 3위는 한국투자신탁운용으로 재작년 수탁고가 559억원이 증가한데 이어 작년에도 791억원이 늘어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 상위 3사의 수탁고는 전체 개인연금펀드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개별 개인연금펀드들의 최근 3년 수익률을 살펴보면 '미래에셋가치주포커스연금저축전환펀드'가 34.7%(KG제로인, 17일 기준)로 가장 높다. 그 뒤를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연금저축전환펀드, 미래에셋고배당포커스연금저축전환펀드가 각각 29.8%, 28.6%의 성적을 올려 2, 3위에 올랐다. 또 '한국투자골드플랜네비게이터연금전환펀드' 23%, '신영연금배당전환펀드' 21.1% 등이 상위권이다.
주요 운용사들이 올해 개인연금펀드 관련 상품의 추가 개발과 더불어 마케팅도 강화할 예정이어서 점유율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류경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금마케팅부문 부문장은 "연금저축계좌에서 펀드를 투자할 경우 가장 큰 장점은 분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투자자의 은퇴자금이나 은퇴 잔여기간 등을 고려해 기대 수익률에 맞춰서 자산배분을 하고 그에 맞는 펀드를 골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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