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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신곡의 습격] 산이, 고막에 ‘사이다’를 쐈다
입력 2017-01-24 09:02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신곡 속에서 놓치지 말아야할 한곡을 추천합니다. 귀로만 듣던 즐거움을 이젠 눈으로도 느껴보세요.<편집자 주>


[MBN스타 이다원 기자] 래퍼 산이가 귓가에 시원한 ‘사이다를 쐈다. 한 치의 혀와 언어만 있다면 그에겐 시국이든, 자아성찰이든 모두 놀잇감이었다. ‘천재 래퍼로서 이런 매력은 신보 ‘시즌 오브 서퍼링(Season of Suffering)에서 두드러졌다.



23일 0시 발매된 산이의 세 번째 EP 앨범 ‘시즌 오브 서퍼링에는 타이틀 ‘아이 엠 미(I Am Me)를 비롯해 ‘서울, 소돔의 120일 ‘카운셀러 등 총 7곡을 실었다.

‘아이 엠 미는 ‘가장 산이다운 것을 보여주는 넘버다. 내 색깔이 최고니 남들 시선이나 편 가르기에 휩쓸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아주 저돌적인 가사로 표현한다. 섹시하게 지원사격한 마마무의 화사 목소리도 리슨포인트다.

타이틀뿐만 아니라 수록곡마다 개성만점이다. 세기말 분위기부터 펑키한 느낌까지 담아내며 솔직한 화법으로 시국과 자아, 주변을 돌아본다.

‘서울, 소돔의 120일은 망자를 위한 기도와 카톨릭 금서인 ‘소돔의 120일을 매치해 묘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성공의 상징이자 퇴폐와 쾌락의 도시인 서울의 아이러니한 면을 표현하기에 충분하다.



‘카운셀러에선 아티스트로서 고뇌를 정신병에 비유한다.

1 모두가 널 좋아하길 바래/ 2 니 가사를 엄마가 제일 좋아해/ 3 꼰대들이 점점 이해가 돼/ 4 맞바꾸고 있어 돈과 니 생각”

근데 더 무서운 건/ 눈치란 관에 온전한/ 내 생각들을 죽여 묻는 것/ 내가 적어놓은/ 라임 노트와 난 너무 달라”

상업성과 예술성 사이서 갈등하지만 결국 해답은 누군가 조언이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걸 여러 개의 자아를 내세워 노래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맞물려 화제됐던 선공개곡 ‘나쁜X는 언어유희의 정점을 찍는 노래. 누가 봐도 대상이 분명하지만 이름 한 번 거론하지 않고 시원하게 비판한다. 특히 그저 편히 싹 맡긴 ‘채 숨 쉴”란 부분은 넋놓고 들으면 ‘최순실이란 이름 석 자가 떠오를 정도로 기막히게 라임을 배치했다. 산이의 천재성이 돋보인다.

트랙리스트도 눈여겨 볼만하다. ‘고난의 시기란 제목 아래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소설 구성을 선택해 앨범의 문학성을 부각한다. 발랄한 가사에 무게를 더하는 설정인 셈이다.

정규 1집 ‘양치기 소년 이후 1년 9개월 만에 돌아온 산이. 그동안 얼마나 칼을 갈았는지 엿볼 수 있는 앨범이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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