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청량리 재개발 반쪽 전락 위기
입력 2017-01-22 17:19  | 수정 2017-01-22 21:39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일대 재개발이 '반쪽자리'가 될 위기에 빠졌다. 국내 최대 집창촌이 자리 잡고 있어 '청량리588'로 불렸던 청량리 4구역은 올해 8월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지만 4구역과 함께 개발의 양대 축을 이뤘던 동부청과시장 정비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동부청과시장 개발사업은 지난해 6월 사업자시행변경 승인을 받은 후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원래 계획에 따르면 동부청과시장 용지 정비사업은 작년 말 건축심의에 들어가 올 상반기 사업인가를 승인받은 후 하반기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동부청과시장 용지 정비사업은 2009년 시작됐지만 최초 사업권자인 금호산업이 2010년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들어간 후 용지 매입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실상 중단됐다. 우여곡절 끝에 2015년 중견 건설사 한양의 관계사인 김포개발이 동부청과시장 용지를 1030억원에 매입하며 사업이 재개됐다.
이후 김포개발은 청량리엠엔디로 사명을 바꾸며 시행사로 나섰고, 한양의 특수관계사인 보성산업이 프로젝트매니지먼트(PM)를 담당해 금융 조달, 상가 및 주택 분양 등을 총괄하고 있다. 시공은 한양에서 맡았다. 정비사업이 마무리되면 동부청과시장 일대는 지상 50~59층, 4개 동 1160가구의 주상복합 건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정비사업이 부진한 까닭은 사업지 준공 시 도로와 공원으로 사용하게 될 용지 매입이 순탄치 않기 때문이다. 보성산업 관계자는 "건물 용지는 대부분 샀는데 도로 등 용지 매입 협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건축 인허가를 주관하는 동대문구청은 토지 소유주와 민원을 해결하기까지는 건축심의를 추진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동부청과시장과 달리 근처 청량리 4구역은 사업이 순탄하게 진행 중이다. 롯데건설은 8월 이 지역을 개발한 '청량리4구역 롯데캐슬'을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 87~101㎡, 총 1372가구 중 1293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지하 7층~최고 65층 규모의 아파트 4개 동과 호텔·오피스텔·대형쇼핑몰 등이 있는 랜드마크타워 1개 동 등 5개 동의 대규모 복합단지가 들어선다.
동부청과시장 정비사업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할 경우 청량리 재개발은 절름발이 신세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청량리 재개발 사업이 서울 강북권 중심지 재생사업의 핵심인 만큼 향후 이 지역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게다가 청량리역은 강릉까지 연결되는 KTX의 서울 출발지로 내년 개최될 평창올림픽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청량리는 동대문 패션타운과 동일한 축으로 연결돼 중국 관광객들의 서울 동북부 관광축이기도 하다"며 "지역 개발이 제대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손동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