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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위’ 삼성, 협상 온도는 의외로 따뜻했다
입력 2017-01-20 06:01  | 수정 2017-01-22 02:13
예비 FA 김상수는 동결된 연봉 3억1000만원에 계약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의외라면 의외다. 분명 성적은 창단 이래 최악이었다. 그러나 연봉 협상 온도는 결코 차갑지 않았다.
삼성은 지난 19일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된 40명과 재계약을 마쳤다. 1년 전과 비교해 이들의 몸값은 껑충 뛰어올랐다. 20억4400만원에서 5억6700만원이 오른 26억1100만원이다.
40명 중 삭감된 이는 총 4명이다. 최대 삭감폭도 1000만원이었다. 박근홍(1억1000만원→1억원)과 배영섭(1억6000만원→1억5000만원)은 억대 연봉을 유지했다. 문선엽(2800만원→2700만원)과 임현준(3300만원→3200만원)도 100만원이 깎였다.
칼바람과는 거리가 먼 풍경이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김상수도 3억1000만원으로 동결됐다. 예비 FA 프리미엄이 반영됐다. 외국인선수, FA를 제외하고 팀 내 가장 몸값이 비싸다. 김상수 외 연봉이 동결된 건 우동균, 신용원(이상 5500만원), 이케빈(2700만원) 등이다. 32명의 선수들이 적든 많든 전년 대비 몸값이 올랐다.
파격적인 인상 금액은 없다. 최대 인상 금액은 박해민(1억5000만원→2억3000만원)과 구자욱(8000만원→1억6000만원)의 8000만원이다. 투수 고과 1위의 심창민(1억4000만원→2억1000만원)도 7000만원이 인상됐다.
1억원 이상 몸값이 뛴 이는 없었다. 1억원은 1년 전 팀 내 최고 인상 금액이었다. 애초 단번에 큰 폭으로 몸값이 뛰는 경우가 없었다.
더욱이 최형우(6억원→7억원)와 차우찬(3억원→4억원)은 예비 FA였다. 타 팀과 비교하면 씀씀이가 큰 편이 분명 아니었다. 이를 고려해도 올해 협상 테이블은 훈훈한 편이다.
장필준(2800만원→6500만원)은 팀 내 최고 인상률(132.1%)를 기록했으며, 백상원(4500만원→9000만원)도 연봉이 2배가 됐다. 주전 포수 이지영은 5000만원이 올라 2억6000만원에 계약했다.

FA 외 연봉 2억원이 넘은 건 김상수, 이지영, 박해민, 심창민 등 4명이다. 구자욱을 비롯해 백정현(5500만원→1억원), 권오준(7000만원→1억500만원)은 억대 연봉 대열에 합류했다.
추운 겨울이 아니다. 삼성은 지난해 9위에 머물렀다. 2009년 이후 7년 만에 포스트시즌 탈락을 경험했고, 창단 이래 가장 낮은 순위였다. 칼바람이 불만도 한데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따뜻한 바람이 불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팀 내 FA 계약자가 많다. 장원삼, 박한이, 윤성환, 조동찬, 이승엽 등은 모두 FA 자격을 얻은 뒤 장기 계약을 했다. 이들은 이번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았다.
또한, 재계약 대상자 40명 가운데 2016년 기준 억대 연봉자는 7명이었다. 그만큼 기대치라는 게 있다. 상대적으로 몸값이 비싸지 않은 선수들에게 고액 연봉자와 같은 잣대를 내밀기 어렵다.
주축 선수가 대거 이탈하면서 그 동안 기회를 얻지 못했던 이들이 뛸 기회가 많아졌다. 그들은 충분히 제 역할을 했다. 개인 기록도 좋아졌다. 자연스레 연봉 인상 요인이다.
장필준, 백상원이 큰 폭으로 오른 배경이기도 하다. 짓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점차 팀에 적응했던 백정현(5500만원→1억원)과 김대우(1억1000만원→1억5000만원)도 고과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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