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은퇴한 老將 불러들인 `영업통` 함영주의 뚝심
입력 2017-01-19 17:27  | 수정 2017-01-19 21:04
'영업통'으로 유명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은행권 최초로 퇴직한 지점장을 재채용하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이미 은퇴한 노장(老將)이라도 영업 능력이 뛰어나다면 언제든지 다시 부를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또 재채용된 지점장에게 기존 지점장보다 높은 성과급 비율을 제시하면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메기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KEB하나은행은 퇴직 지점장 재채용, 40대 지점장 대거 발탁 등을 골자로 하는 상반기 정기 인사를 실시했다고 19일 밝혔다.
함 행장은 이번 인사에서 2015~2016년 임금피크제 적용을 앞두고 희망퇴직한 50대 지점장 중 영업 성과가 우수했던 4명을 지점장으로 재채용했다. 이미 퇴직한 지점장을 다시 채용한 것은 은행권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이 같은 파격적인 인사는 "경쟁을 통해 영업 일선을 강화해야 한다"는 함 행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함 행장 자신도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해 지금까지 개인·기업영업 등 영업 일선에서만 활약해온 '자타공인 영업통'이다.
함 행장은 "퇴직이 다가오면 은퇴할 날만 기다리는 직원이 많은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면 퇴직 후에도 기회가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이번 인사를 단행한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퇴직했던 지점장들이 바깥세상이 얼마나 험한지 느꼈을 테니 돌아오면 조직의 소중함을 느끼며 더욱 열심히 뛰어줄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이번에 다시 채용된 지점장들은 계약직으로 채용됐지만 특별히 기존 지점장에게 적용됐던 15%의 성과급 비율을 50%로 대폭 확대했다. 이와 함께 뛰어난 실적을 올리면 향후 본부장 등 임원급으로 승진할 기회도 주어진다.
함 행장은 40대 젊은 팀장급 인사를 지점장으로 대거 발탁하는 등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한 세대교체도 단행했다. 새롭게 임명된 지점장 58명 가운데 무려 24명(41%)을 40대로 뽑았으며, 여성 지점장도 9명(15%)이나 임명됐다.
하나은행은 이 밖에도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의 화학적 통합을 완성하기 위해 221명을 교차 발령했다. 이로써 지난해 6월 전산통합 후 누적 기준으로는 총 2365명이 교차 발령됐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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