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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tv] `보이스` 뻔한 수사물? 골든타임 10분을 잡아라
입력 2017-01-18 11:10  | 수정 2017-01-18 11:33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의문의 용의자를 쫓는 수사물을 방영해온 OCN이 신작 '보이스'를 선보였다. 수화기를 넘어 들리는 소리로 범인의 장소를 판단하고 추적하는 새로운 수사물을 내세웠다. 피해자의 목숨이 달린 10분의 골든타임처럼 작품의 성패도 이 시간에 달렸다.
지난 14일 첫 방송한 '보이스'는 112 콜센터의 늦은 대처로 아내를 잃은 무진혁(장혁 분)과 콜센터에서 전화를 받았던 강권주(이하나)의 악연과 이들이 112 콜센터 골든타임 팀으로 뭉쳐 살해 위협을 당하던 여자 고등학생을 가까스로 구출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보이스'는 어렸을 때 시각이 손상돼 소리로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는 강권주와 강력반 형사인 무진혁을 내세웠다. 두 사람은 악연에도 서로 머리와 몸이 돼 가족을 죽인 진범을 집요하게 찾을 것으로 보인다.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는 강권주를 제외하면 '보이스'는 다른 수사물과 비슷하다 못해 진부하다는 평가를 들을 만했다.

무진혁은 다른 수사에 나섰다가 전화를 받지 못해 아내를 잃었고, 포주 동료 할 것 없이 등장인물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그의 상처를 자극했다. 법정에서 불리한 진술을 한 강권주는 3년 만에 무진혁의 근무처로 와서 그를 팀장에 앉혔다. 한 사건으로 얽힌 인물이 임시팀에 뭉쳐 사건을 해결하는 전개는 그동안 수사물에서 반복된 것이었다.
이 외에도 심대식(백성현) 오현호(예성) 박은수(손은서) 등 112 콜센터 골든타임 팀에 어울릴 법한 사연이나 능력을 갖춘 이들이 팀에 모였다. 성운지방경찰청 강력계장 장경학(이해영)이 경찰 윗선과 연계됐다는 암시도 수사믈의 전형적인 유형이었다.
그럼에도 '보이스'가 지난 2회에서 3.2%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한 것은 강권주와 피해자의 전화통화 장면들 때문이었다.
앞선 수사물들은 등장인물들의 능력치를 확실히 구분하면서 같은 현장에서 범인을 잡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보이스'는 무진혁이 발로 뛰는 가운데 강권주가 피해자와 전화하면서 현장의 상황을 중계하는 역할을 했다.
전화선을 타고 전해지는 피해자의 긴박한 호흡과 한정된 정보로 퍼즐을 끼워 맞추려는 강권주의 노력은 시선을 뗄 수 없게 했다. 강권주가 범인에게 상처를 입은 피해자를 다정한 말투로 위로하거나 범인이 내뱉는 거친 말들은 소리로 전달돼 극적인 효과를 높였다.
위기 속에서 사건을 해결해 가는 큰 틀은 익숙했지만, 목숨이 오가는 '10분 골든타임'은 '보이스' 만이 가진 강점이었다. 눈에 보이는 것보다 귀로 전달되는 폭력은 오히려 시청자들의 상상을 자극했고, 어느 순간 작품에 빠져들게 했다.
'보이스'는 3% 시청률이라는 좋은 첫 주 성적표를 받았다. 앞으로도 강권주와 피해자의 연결고리인 목소리, 10분 동안 이어지는 긴박한 순간들을 잘 포착해야 다른 수사물과 차별화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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