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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튀는 보고서] `하드 브렉시트` 후폭풍…英투자 당분간 자제
입력 2017-01-17 17:35  | 수정 2017-01-17 20:11
'하드 브렉시트(영국이 이민자 억제 등을 포함해 유럽연합(EU)에서 완전히 떠나는 강경 노선)'에 대한 위기론이 부각되면서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1985년 이래 역대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져 다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하드 브렉시트에 따른 후폭풍으로 영국시장 전반이 암흑기를 걸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황규완 대신증권 연구원은 17일 '런던 오피스 투자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영국이 EU 단일시장 접근 지위를 상실한 가운데 앞으로 영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파운드화 가치 회복도 상당히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6월 영국의 갑작스러운 EU 탈퇴 결정 이래 글로벌 금융시장은 단기적인 조정 장세를 거쳐 빠르게 회복되는 분위기를 보였다. 하지만 영국은 오히려 EU의 금융중심지 역할에서 벗어나면 자국의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산업이 적어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황 연구원은 "영국의 파운드화 가치 회복이 더딜 수밖에 없어 환차익을 추구하는 투자 전략이나 영국시장으로의 투자 접근은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EU의 금융서비스산업으로 돈을 벌어왔던 영국이 EU를 떠나 독자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주택시장 불안과 이민자 정책 불확실성이 영국의 거시경제 침체 가능성으로 이어져 파운드화 약세에서 벗어나기가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영국은 EU 단일시장을 통해 글로벌 기업 유치에 긍정적 효과를 본 대표적 국가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상위 250개 기업 중 영국 런던에 본사를 설립한 경우가 40%로, EU 주요 도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황 연구원은 "단일시장 접근 지위와 관련해 가장 민감한 부분은 금융권"이라며 "EU에서 금융상품 투자지침을 따르는 기업의 52%가 영국에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장외 파생상품 거래의 74%, 외환거래의 78%가 영국에서 이뤄지는 등 영국이 그간 EU 체제에서 글로벌 금융의 핵심 지역으로 경제 성장을 견인해 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황 연구원은 "파운드화 가치 방어를 위해선 의미 있는 수준으로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금리 인상에 따른 거시경제 침체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이 때문에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런던 오피스 부동산시장의 충격도 고려해야 하는 영국 입장에선 파운드화 약세를 막을 방도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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