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제주 외지인 주택거래도 감소…지난해 2867건으로 10.4%↓
입력 2017-01-17 17:25 
외지인들의 제주도 내 주택 매매 거래량이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도입에 따른 중국의 반한 감정 등 악재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매일경제신문이 한국감정원 통계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외지인의 제주도 주택 매매 거래량은 2867건으로 2015년(3200건) 대비 10.4% 감소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11년 만에 첫 감소다. 2006년 957건이던 거래량은 서서히 늘다가 2010년부터 본격 늘어 매년 30% 가까운 증가율을 이어왔다. 통계상 외지인은 주민등록상 주소가 제주특별자치도 외부인 사람으로 제주 외부에 거주하는 내국인과 외국인을 포함한다.
외지인의 제주도 주택 거래 감소는 최근 급등한 시세에 대한 부담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인 이민 수요 유입과 외지인들의 투자 자금이 몰리며 제주도 주택 가격은 급등세였다. 감정원에 따르면 2014년 제주도 주택 매매 가격 상승률은 1.5%였지만 2015년 8.1%로 높아졌다. 당시 전국 평균은 3.6%에 불과했다. 김세기 감정원 부동산통계센터장은 "절대적인 거래량은 2015년 다음으로 많았지만 최근 제주도 주택 가격이 많이 오른 측면이 있어 증가세는 다소 누그러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중국인 등 외국인 투자 수요가 줄어든 점도 제주도 내 외지인 주택 거래를 주춤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발표한 외국인 토지 보유 현황 집계에서도 드러났다. 제주도 내 외국인이 보유한 토지 면적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2037만㎡로 2015년 말 대비 22만㎡ 감소했다. 이 또한 2002년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첫 감소다. 제주도 내 외국인 보유 토지의 40% 이상이 중국인 소유인데, 지난해 상반기 중국인은 보유분의 3.9%(35만㎡)를 처분했다. 중국인 투자 감소는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보다 사드 갈등 등 정치적 이유가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실수요보다 민감하게 움직이는 외지인 투자 수요가 다른 투자처를 찾아나서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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