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수호자` 자처하고 나선 메르켈과 올랑드
입력 2017-01-17 16:17 

'유럽을 흔들지 말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유럽연합(EU) 회원국 추가 이탈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무용론 등 유럽의 근간을 흔드는 '막말'을 쏟아내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하드 브렉시트' 방침을 선언하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과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유럽 지키기 수호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EU가 분열되는 것은 적극 막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16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럽인들은 우리 자신의 손에 운명이 놓여 있다"며 트럼프에게 일침을 가했다. 그는 "EU는 경제력과 효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고 테러리즘 등 문제들에 대처할 수 있다"며 "나는 EU가 강고하고 무엇보다 낙관적으로 함께 일해나가는 것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는 지난 15일 트럼프 당선인이 영국 더타임스와 독일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의 브렉시트 결정을 높게 평가하면서 다른 회원국의 추가 탈퇴를 예견하고, 나토가 쓸모없는 기구라고 지적한 것에 대한 정면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메르켈 총리는 트럼프 당선인이 '최악의 재앙적 실수'라며 직설적으로 비판한 난민수용 정책에 대해 "테러와 난민 문제를 분리해서 봐야한다"고 반박했다.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 수장이 직접 나서 '유럽 단결 메시지'를 피력한 것이다.
유럽 3위 경제국인 프랑스의 올랑드 대통령도 메르켈 총리를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올랑드 대통령는 이날 제인 하틀리 주프랑스 미 대사의 이임행사에서 "EU는 외부 충고가 필요없다"며 EU에 대한 트럼프의 비난을 반박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난민에게 망명지를 제공하는 원칙은 유럽과 미국이 공유한 핵심가치"라며 "나토 역시 위협이 사라지지 않는 한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FT는 트럼프의 EU 분열 조장 발언 논란에 대해 "전후 질서의 기둥을 흔드는 근육자랑"이라고 비판하고 "유럽은 2차 대전 종전 후 최초로 EU의 분열을 부추기는 미국 대통령과 대면이라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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