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흑인사회에 손 내미는 트럼프…마틴 루터 킹 장남과 회동
입력 2017-01-17 16:1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을 앞두고 갈등을 빚어온 흑인사회와 관계 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흑인사회는 인종차별적 언행을 일삼아 온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경계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16일(현지시간) 미국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인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기념일을 맞아 킹 목사의 장남인 킹 3세와 면담하고 통합을 촉구했다. 트럼프는 또 자신의 트위터에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기념일에 킹 목사가 이룬 많은 훌륭한 업적을 기억한다"며 "위대한 인물, 킹 목사를 존경한다"고 썼다.
트럼프의 이같은 태도는 킹 목사와 함께 인권운동을 한 존 루이스 민주당 하원의원과 설전 이후 트럼프에 대해 반감이 커진 흑인사회 민심을 다독이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루이스 의원은 최근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사건을 거론하며 "트럼프 당선인을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보지 않는다"면서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루이스 의원을 강력 비판했다.
루이스 의원은 킹 목사와 함께 활동하며 '피의 일요일'로 불리는 1965년 앨라배마 셀마 평화 행진을 주도한 대표적인 인권운동가로 트럼프의 루이스 의원 비판은 곧바로 흑인사회의 역풍으로 이어졌었다.

이날도 킹 목사의 교회인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에베니저 침례교회에서 2000여명의 추모객이 모여 트럼프 당선인을 성토하는 행사가 열렸다. 특히 킹 목사의 딸인 버니스 킹은 미국민들에게 "백악관의 주인이 누구든지 간에 상관없이 사랑과 정의를 향해 계속 싸워나가자"고 격려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역대 대통령들의 취임 직전과 비교해 최악의 비호감 인물로 조사됐다.
갤럽에 따르면 지난 4∼8일 전국의 성인남녀 1032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트럼프 당선인의 비호감도는 55%로 집계됐다. 이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직전의 18%에 비해 3배 이상 높은 것이며 이전 조지 W. 부시 36%, 빌 클린턴 26%보다도 월등히 높은 것이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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