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장시호, `삼성 후원금 강요` 인정…최순실은 전면 부인
입력 2017-01-17 14:58  | 수정 2017-01-18 15:08

국정농단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된 최순실 씨와 조카 장시호 씨가 삼성과 한국관광공사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을 강요한 혐의를 놓고 서로 엇갈린 진술을 내놨다. 장씨는 혐의를 인정한 반면, 최씨는 전면 부인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장씨, 김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대한 1차 공판에서 장씨 측 변호인은 삼성·GKL의 후원금과 관련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를 인정한다"고 밝혔다.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자금 2억원 횡령 혐의도 시인했다.
재판부가 "삼성과 GKL에 영재센터 후원금을 강요한 혐의를 자백하는 것이 맞느냐"고 되묻자 장씨는 직접 "맞다"고 답했다.
다만 영재센터가 자부담할 것처럼 속여 국가보조금을 가로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속여서 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반면 최씨 측은 삼성과 GKL에 후원금을 강요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최씨 측 변호사는 "장씨와 스케이트 선수 김동성 씨가 은퇴한 선수 재능 기부와 동계스포츠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해보겠다고 하는 취지에 공감해 설립을 도와준 적이 있다"며 "실제 영재센터 운영진을 보면 스키 선수 출신 박재혁 씨, 스케이트 선수 출신 이규혁 씨, 이진성 씨 등 스포츠스타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설립 절차를 조언해주고 도와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전 차관 등에게) 기업 후원을 알아봐달라고 한 적은 있지만 삼성이나 GKL을 특정해서 한 적은 없다"며 "장씨, 김 전 차관과 공모해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는 부인한다"고 밝혔다.
최씨 본인 역시 "같은 입장"이라며 "좋은 취지에서 동계스포츠가 금메달을 향하고 있기에 도와준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과 함께 법정에 출석한 김종 전 문체부 차관 측은 "김 전 차관이 GKL 대표에게 영재센터 후원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얘기한 것은 사실이나 스포츠영재 육성 목적으로 하는 센터 후원을 검토하도록 한 것은 직권남용이나 강요에 해당한다고 볼 게 아니다"면서 "오히려 GKL 대표 등이 영재센터가 대통령 관심인 걸 알고 적극적으로 후원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한 "김 전 차관은 GKL 배드민턴과 펜싱선수단 창단에 관해 GKL 대표를 만나 규모를 줄여서 가능하면 두 종목 정도 팀을 만드는 걸 긍정적으로 검토해보라고 조언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은 대통령과 최순실이 주도해서 매년 80억원 상당 업무대행 용역계약을 체결하라고 요구받은 상태이던 GKL의 부담을 덜어줄 대안으로 제시한 만큼 직권남용이나 강요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김 전 차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장씨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사기, 횡령 등의 혐의로, 최씨를 이들과 공모한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최씨는 김 전 차관, 장씨와 함께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삼성그룹 프로스포츠단을 총괄하는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총괄사장에게 압력을 행사해 장씨가 운영하는 센터에 16억2800만원을 후원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들은 함께 공모해 문체부 산하 공기업 GKL이 해당 센터에 2억원을 후원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도 받았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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