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이재용 리스크` 삼성전자, 반등은 했지만 불확실성 ↑
입력 2017-01-17 14:04  | 수정 2017-01-17 15:56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이 청구되면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안갯속으로 빠졌다. 하락세가 진정되긴 했지만 '오너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17일 오후 1시 3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1.36%(2만5000원) 오른 185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한 전날에 비해서는 소폭 반등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2.1% 하락하면서 시가총액이 5조6000억원 감소했다. 최근 190만원을 넘어서며 승승장구했지만 악재가 터지면서 관망심리가 불거졌다.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는 주가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과거 주요 대기업 오너의 유사한 사례를 보면, 구속영장 청구 또는 불구속 기소를 기점으로 핵심 계열사와 그룹주 전체가 중립 이하의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의 구속기소(2006년)와 김승연 한화 회장의 법리 공방(2011년) 당시 주가를 끌어내린 바 있다.
삼성전자 또한 이번 사태가 컨트롤 타워 부재로 인한 경영 차질, 사업계획 수립과 신정장 동력 마련 지연, 지주사 전환작업 지연, 대외 신인 하락도 등의 부정적 이슈를 낳을 수 있다. 미국 등 주요국에서 '해외부패방지법(FCPA)'이 적용돼 신규 사업에서 배제되고 징벌적 벌금이 부과될 가능성도 있다.

김 연구원은 "이번 사건이 미칠 파장의 크기와 범위를 쉽게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에 단순 노이즈나 단기 차익 실현의 빌미로 보긴 어렵다"며 "삼성전자와 그룹주의 단기적 주가 하락은 피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오너 리스크보다는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반도체부문을 기반으로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기초체력이 위험을 상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도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독보적인 경쟁력을 발휘해 연간 12조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특검이 SK와 롯데 등 주요 대기업에 대한 추가 수사를 예고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시장 전반으로 번질 여지도 있다. 수사가 재계 전방위로 확대될 경우, 뇌물 의혹에 연관된 기업들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SK는 같은 시간 전 거래일 대비 2.0% 하락한 22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0.23% 내린 21만3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증시는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며 "최근 정치, 경제, 사회적인 모든 악재가 증시에 녹아 미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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